국제유가, 두 달 만에 30% 치솟아…정유·화학·항공·해운사 ‘초긴장’

2022.02.27 22:45 입력 2022.02.27 23:56 수정

장기화로 비축분 소진 땐 대형 악재

<b>휘발유 가격 6주 연속 상승</b> 27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39.8원으로 전주보다 21.4원 오르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휘발유 가격 6주 연속 상승 27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39.8원으로 전주보다 21.4원 오르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며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를 직접 수입해 판매·활용하는 정유·화학업계를 비롯해 항공과 해운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주 평균 95.0달러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3.1%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30% 가까이 뛰었다. 미국 정부가 유가 급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려해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긴 했으나 시장에서는 전쟁의 영향으로 유가의 고공행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해 판매하는 한국 정유사들은 보통 유가 급등의 수혜자로 거론된다. 정유사들은 일정량의 원유를 비축해두는데, 유가가 오르면 비축해둔 원유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석유제품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유가 강세로 나프타 가격도 함께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사용하는 나프타 중 외국산 비중은 약 20%이며 외국산 가운데 러시아산은 약 23%다.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제한되면 기업들의 공급망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재고 비축분이 있어 당장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과 남미 등으로 공급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화물 운송을 늘리며 수익을 내고 있는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약 25~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연간 약 3000만달러(약 36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컨테이너선 운용 비용 중 20%가량을 연료비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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