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엔 전 세계 산불 건수 지금보다 50% 증가”

2022.03.06 22:22 입력 2022.03.06 22:30 수정

유엔환경계획 연구 보고서

“2030년 14%, 2050년 30% 늘어”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 잇따라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북동부의 코리엔테스주에서 비행기가 저공으로 산불에 접근해 물을 뿌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북동부의 코리엔테스주에서 비행기가 저공으로 산불에 접근해 물을 뿌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2100년에는 전 세계 산불 건수가 지금보다 50%나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지구촌에 광범위한 산불이 일상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유엔환경총회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서 산불은 향후 수십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산불 건수는 지금보다 최대 14%, 2050년에는 30%가 늘어난다. 그러다 2100년에 이르러서는 증가세가 50%에 이른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꼬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산불은 가뭄과 높은 기온, 낮은 습도, 번개 등으로 인해 증가한다”며 “최근 덥고 건조한 환경을 만드는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인류는 전에 경험한 적 없는 엄청난 규모의 산불에 직면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형 산불이 가장 잦은 곳 가운데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지난해 7월 발생한 ‘딕시’라는 별칭의 산불로 두 달 만에 서울시 면적의 7배에 달하는 4040만㎢가 탔다. 산불은 시베리아와 아마존 밀림에서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호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은 서식지 파괴 등을 일으키며 동물 수십억 마리의 목숨을 앗아갔다.

인간도 산불 때문에 직접적이며 즉각적인 타격을 입는다. UNEP는 보고서에서 “산불 연기 흡입으로 호흡기와 심혈관계에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건강에 악영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산불로 생긴 폐기물이 자연을 오염시키고,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은 저소득 국가의 경제를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게 한다고 UNEP는 분석했다.

UNEP는 보고서에서 산불이 기후변화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원인이 되는 상황도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서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영국 생태 환경 및 수문학센터의 더글러스 켈리 박사는 영국 기상청 공식 발표를 통해 “야생에서 일어난 화재는 지구 탄소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무에 저장된 다량의 탄소가 산불로 인해 대기로 방출되면서 온난화를 심화시키고, 방출된 탄소가 기후변화를 악화시켜 산불의 주요한 요인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UNEP는 “산불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선 생태계 보전이 중요하다”며 “습지를 복원해 화재 완충지대를 마련하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