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수소차가 달린다?…충북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

2022.03.24 16:09

충북 충주시 봉방동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 전경.

충북 충주시 봉방동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 전경.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가 수소차의 연료로 변신해 전국에 공급될 겁니다.”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봉방동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에서 만난 송형운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이 충전소의 역할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 충전소는 이날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기다란 원형기둥 두개에 직사각형 모양의 지붕이 얹혀있어 다른 수소충전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7200㎡의 넓은 부지에 설치된 수소충전시설과 수소출하시설, 저압·고압용기, 압축설비 등도 다른 수소충전소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이 곳의 수소가격이 다른 지역 수소충전소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충전기에는 ‘1㎏당 7700원’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대부분의 수소충전소의 충전가격은 1㎏당 8250원 정도다. 이 곳이 다른 충전소보다 1㎏당 550원 정도 싸다. 수소 1㎏을 충전하면 수소차는 100㎞정도를 갈 수 있다.

이 곳은 충주지역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메탄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바이오메탄가스를 물과 결합시킨 뒤 수소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이 곳에 설치된 일명 개질기로 불리는 수소추출기가 핵심시설이다. 하루 500㎏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수소차 1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바이오메탄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의 핵심시설인 수소추출기 모습.

바이오메탄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의 핵심시설인 수소추출기 모습.

이 곳은 국내 최초로 수소자동차 충전은 물론 튜브트레일러(TT)에 수소를 충전해 인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마더 스테이션’(mother station) 기능도 갖췄다. 바이오메탄가스를 충전소에 공급하는 곳은 인근에 자리잡은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다. 이 센터에는 날마다 충주시 전역에서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가 모인다.

이날도 54.96t의 음식물쓰레기가 이 센터에서 처리됐다. 김준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팀장은 “반입저장조에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들은 파쇄와 이물질을 걸러낸 뒤 발효과정을 거쳐 바이오메탄가스로 바뀌게 된다”며 “하루 바이오가스 7500㎥를 생산해 이를 바이오메탄가스로 바꾼 뒤 배관을 통해 100m정도 떨어진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 봉방동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에서 지난 23일 오후 김준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팀장이 반입저장조에 모인 음식물쓰레기를 살펴보고 있다.

충북 충주시 봉방동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에서 지난 23일 오후 김준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팀장이 반입저장조에 모인 음식물쓰레기를 살펴보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메탄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시설은 전국에서 이 충전소가 유일하다. 전국 수소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울산에서 생산되는 수소도 석유·화학이나 철강 제품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것들이다.

송 박사는 “대부분의 충전소들이 울산 등에서 석유·화학 공정 중 발생한 수소를 공급받고 있다. 물류비 부담도 크다”며 “이 충전소가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게 되면 친환경 수소를 물류비용 부담 없이 주변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친환경 수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