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고백하기 좋은 계절

2022.05.16 03:00 입력 2022.05.16 03:03 수정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노래와 세상] 고백하기 좋은 계절

5월은 고백하기 좋은 계절이다. 햇살은 잔물결 위로 윤슬을 만들고, 저녁이면 산들바람이 귓불을 타고 넘나든다. 고백의 순간에 어울릴 만한 노래가 있다. 조 코커가 부른 ‘유 아 소 뷰티풀’이다. ‘내게 당신은 너무나 아름다워요/ 당신은 모르시나요?/ 당신은 내가 소망하는 모든 것이에요.’ 사실상 ‘당신은 너무 아름답다’라는 고백이 전부인 노래다.

원래는 미국의 뮤지션 빌리 프레스턴과 작곡가 브루스 피셔가 함께 1974년 만들었다. 프레스턴은 연극배우였던 어머니의 무대를 보고 이 노래를 썼다. 같은 해 영국의 가수 조 코커가 원곡보다 느린 템포로 불러 발표한 이후 전 세계를 휩쓰는 고백송이 됐다. 이후 달콤한 보이스와 잘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 가수들이 앞다퉈 리메이크했다.

‘수많은 밤을 창가에 앉아 있었죠/ 내게 그의 노래를 불러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 하지만 이제 당신이 나타났어요/ 당신은 내게 살아갈 희망을 주었죠.’

조지프 브룩스가 쓴 ‘유 라이트 업 마이 라이프’ 역시 오랜 세월 동안 고백송으로 사랑받았다. 원래는 1977년 동명의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넣기 위해 캐시 시사익이 처음 불렀다. 정작 이 곡이 유명해진 건 팻 분의 딸 데비 분이 다시 부른 뒤였다. 데비 분은 이 노래로 1977년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0주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 뒤에 페리 코모, 잉글버트 험퍼딩크, 케니 로저스, 호세 카레라스, 휘트니 휴스턴, 그룹 웨스트라이프까지 이 곡을 커버했다. 1997년에는 리앤 라임즈가 발표해 골든디스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절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 고백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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