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용 전기차 EV6의 고성능 모델 ‘더 기아 EV6 GT’를 다음달 4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EV6 GT는 제로백(정지 상태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3.5초로, 국산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르다. 대중성을 중심에 뒀던 국내 전기차에서도 고성능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고성능 전기차를 표방하는 EV6 GT는 동력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사륜구동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 전륜과 후륜의 모터를 모두 활용해 높은 출력을 낸다. 후륜 모터는 최고출력 270kW·최대토크 390Nm다. 전륜은 최고출력 160kW·최대토크 350Nm를 낸다. 둘을 합산해 430kW(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이를 통해 제로백 3.5초를 달성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다. EV6 GT에 장착된 고성능 모터의 분당 회전수(rpm)는 최고 2만1000회에 달한다. EV6 GT도 EV6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했다.

고성능 모델을 표방하는 EV6 GT는 운전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주행모드도 탑재했다. ‘GT 모드’를 적용하면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역동적인 선회 및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모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댐퍼,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등을 최적화한다.

특히 GT 모드에서는 회생제동 사용을 극대화하는 RBM 기능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감속 시 회생 제동량을 극대화해 경쟁차량 대비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일반 브레이크 사용량을 줄여준다. 또 전·후륜의 회생제동 제어를 최적화해 제동성능도 높여준다.

기아 최초로 ‘드리프트 모드’도 적용했다. 차량 선회 시 ‘오버스티어’를 유도하는 모드다. 오버스티어는 차량이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현상이다. 이를 활용해 드리프트 주행을 한다. EV6 GT는 후륜 모터에 최대 구동력을 배분해 오버스티어를 유도한다. 드리프트 모드를 활용해 곡선 구간을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고성능에 맞춰 ‘전륜 모노블럭 4피스톤 캘리퍼’ ‘전륜 스트럿링’ ‘후륜 러기지 플로어 보강바’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 ‘가변 기어비 기술’ 등의 사양을 적용했다. 빠르게 달리면서도 안전하게 차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충전은 400V와 800V가 모두 가능하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기아는 밝혔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후 기준 7200만원이다.

기아는 EV6 GT를 시작으로 향후 출시하는 전기차에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을 브랜드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EV6 GT는 기아의 선도적인 EV 기술력의 총체”라며 “하이 퍼포먼스 드라이빙에 열광하는 요구를 반영한 고성능 모델로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주행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