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作 일본어수필 3편 발굴

2002.06.26 00:58

소설가 이효석(1907~42)이 중국 하얼빈 일대를 기행한 후 1939~40년에 쓴 일본어 수필 3편이 발굴됐다.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국문학)는 ‘대륙의 껍질’ ‘북만주 소식’ ‘새로운 것과 낡은 것’ 등 이효석의 원고 3편을 월간 ‘현대문학’ 7월호에 번역, 소개했다.

김교수는 “심미주의 작가 이효석에게 하얼빈은 세련된 미의식 형성의 중요한 지표였다”면서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애수와 예술적 울림은 당시 뉴욕에 버금가는 세계도시였던 하얼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석은 대동공전 교수이던 1939년 여름과 1940년 가을, 2차례에 걸쳐 하얼빈과 장춘(만주국 수도), 심양을 방문했으며 첫 방문 후 ‘대륙의 껍질’, 두번째 방문 후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을 썼다. ‘북만주 소식’은 이 사이에 씌어진 것이다.

김교수는 이번에 발굴된 수필 중 상당부분이 장편소설 ‘벽공무한’(1940년)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밝혔다. 이효석의 후기 대표작 ‘벽공무한’은 신문기자 일마가 하얼빈 교향악단을 서울로 초청해서 열린 공연의 전말을 그린 것으로 예술의 본질을 묻고 있다.

이효석은 첫 방문 후 경성일보(1939년 9월15~19)에 게재했던 ‘대륙의 껍질’에서 “하얼빈에는 국적이 다른 많은 외국인이 잡거해 있는 탓에 그 혼잡함이 한층 컸다. 그 중에는 신흥 기세와 몰락의 입김이 서로 짜여져 명암 이중주를 이루어 특수한 거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고 썼다.

또 ‘새로운 것과 낡은 것’(1940년 11월26~27 만주일일신문 게재)에서는 “정직히 말해, 이 일년 동안의 발전의 대단함에서 나는 놀라움을 맛보았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거의 그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건설하는 힘의 강인함을 통절히 느낀다”면서 “모든 만주의 창조는 단지 외계의 것의 이식에 끝내지 말고 그 옛것을 살리는 선상에서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기록했다.

<한윤정기자 yjhan@kyunghyang.com>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