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1987년 이후 최악 네거티브전 될 듯…피할 수 없지만 피해서도 안돼

2017.04.07 19:08 입력 2017.04.07 19:23 수정

‘네거티브 아나토미’ 펴낸 정치 컨설턴트 배철호·김봉신

배철호(왼쪽)·김봉신 정치 컨설턴트.

배철호(왼쪽)·김봉신 정치 컨설턴트.

“상상해본다. 만약 예수님과 부처님, 공자께서 지금 이 시대에 선거에 출마한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어차피 없는 분들이니 돈 문제는 차치하고, 유권자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참여하에, 정책과 공약이 중심이 되는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가 이루어질까?”

[저자와의 대화]이번 대선은 1987년 이후 최악 네거티브전 될 듯…피할 수 없지만 피해서도 안돼

최근 출간된 <네거티브 아나토미>(글항아리)의 저자들이 책 첫머리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저자들의 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말이 난무하지 않을까 싶다. ‘죽었다가 사흘 만에 살아났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후보’ ‘태어나자마자 무슨 말을 했다는 뻥이 심한 후보’ ‘집 잃은 개 주제에 분수를 모르는 후보’.” 일단 선거라는 ‘링’에 오른 이상 제아무리 깨끗한 사람이라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오랜 선거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쓴 배철호(왼쪽)·김봉신 정치 컨설턴트는 “선거에서는 누구도 네거티브의 칼을 피해 갈 수 없으며, 그 속성은 전쟁과 하등 다를 바 없고, 네거티브는 필수적인 차원을 넘어 승패를 가름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현실적 당위’ 차원에서 인정하고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네거티브가 선한가 악한가를 두고 늘어놓는 도덕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들은 규범적 접근 대신 네거티브 이슈의 수명 주기, 네거티브 공방의 원칙, 여론 조사 활용법 등 네거티브라는 하나의 정치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저자들은 “후보자와 선거 스태프를 주 독자로 상정하고 만들었다”고 했지만, 정치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려는 독자들을 위한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네거티브는 피할 수도 없지만 피해서도 안된다.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총선 당시 서울시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와 경합한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후보의 사례를 보자. 민노당 시절부터 달변과 촌철살인 논평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노회찬 후보는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하겠다며 홍정욱 후보가 바짝 추격해오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정책 경쟁을 했다. 저자들은 “무대응으로 나가다가 진 것”이라고 말했다.

네거티브는 ‘현실’이다. 그러나 ‘현실’이기 때문에 네거티브를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공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네거티브에는 그림자만이 아니라 빛도 있어요. 객관성을 담보하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한다면 후보를 검증하는 긍정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탈법적이고 지나칠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네거티브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배철호)

저자들은 과잉 네거티브의 대표적 실패 사례 하나로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한 발언을 꼽았다. 반박근혜 유권자들은 열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야권 후보에 대한 보수층 유권자들의 분노를 자극해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기여하는 모양새가 됐다.

저자들은 “이번 대선은 1987년 이후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 같다”며 “네거티브에도 수준이 있어야 한다. 네거티브만 하다가는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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