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끝날까, ‘철조망’ 조국

2017.04.21 19:04 입력 2017.04.21 19:13 수정

또 하나의 경계

엄상빈 사진 | 눈빛 | 168쪽 | 4만원

속초, 1998

속초, 1998

“그래도 훗날 철조망이 걷히고 나면 ‘분단의 고통을 겪던 1980~90년대 우리의 조국 풍경이 이러했노라’고 사진으로 말할 날을 기대하며 이어 온 철조망 사진작업이 어느덧 30년 세월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순진한 기대와는 달리 철조망 조국 그대로다. 물론 해수욕장으로 개방되거나 상업시설이 들어선 곳 일부에서는 철조망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변함없음’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고성과 속초, 양양과 강릉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도로변 풍경을 30여년간 사진에 담았다. 분단의 산물인 철조망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해변 풍경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은 철조망 옆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청년들은 모래사장에서 배구를 한다. 주민들은 철조망에 오징어와 빨래를 널어 말리거나 호박 넝쿨을 키운다. 철조망과 평범한 일상의 기묘한 동거는 언제쯤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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