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에 비싼 메뉴는 없어요”

2015.09.10 20:47 입력 2015.09.11 01:19 수정

일본판 작가 마나베·감독 마쓰오카가 말하는 ‘심야식당’

번화가 뒤쪽 구석에 있는 작은 식당. 자정에 문을 열고 아침에 닫는다. 정식 메뉴는 된장국 정식과 맥주·일본주·소주뿐이다. 하지만 손님이 원하는 음식 중 가능한 것은 뭐든 만들어준다.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곳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채워주는 치유의 장소’다. 일본에서 드라마 시즌3까지 제작되고, 영화와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심야식당> 이야기다.

“‘심야식당’에 비싼 메뉴는 없어요”

<심야식당>은 만화를 바탕으로 한다. 소소한 음식과 함께 부드러운 인상의 식당 주인(마스터),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다. 9일 서울드라마어워즈 ‘셀럽시네마’와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국제방송영상견본시를 찾은 일본 <심야식당> 감독 마쓰오카 조지와 작가 마나베 가쓰히코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나베 가쓰히코 | 마쓰오카 조지(왼쪽부터)

미나베 가쓰히코 | 마쓰오카 조지(왼쪽부터)

- <심야식당>은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양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마쓰오카 = “양국의 식문화나 생활이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하다. 어쨌든 중요한 건 <심야식당>을 통해 양국 사람들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극중 에피소드엔 웃긴 것도 있고, 슬픈 것도 있는데 모두 밤늦은 시각에 식당을 찾은 사람들이 열심히 산다는 걸 묘사하려 했다. 마스터는 음식을 주면서 인생 멘토가 돼주기도 한다. 아마 그런 세계가 정말 있으면 좋겠다는 환상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 같다.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아마 진짜 있다면 장사가 안돼서 망할 거다(웃음). 결국 판타지라는 게 궁극적인 매력이다.”

마나베 = “한국과 일본 사람 모두 경쟁사회, 소비사회에 많이 지쳐 있는 것 같다. 현대인들은 그 피로를 풀고 싶어 한다. 아마 ‘심야식당’에 가면 지쳐 쓰러지기 직전인 나를 마스터가 살려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흥행한 것 같다.”

“‘심야식당’에 비싼 메뉴는 없어요”

- 원작 만화를 드라마나 영화로 옮길 때, 어떤 점을 주요하게 고려했나.

마쓰오카 = “만화에서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느끼도록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마스터 역의 배우 고바야시 가오루처럼 그림에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배우를 캐스팅했다. 사실 원작 만화를 이기기는 어렵다(웃음). 나름 변형도 했다. ‘문어 소시지’편에 나오는 한 여자를 사랑했던 경찰과 야쿠자(조직폭력배), 그리고 그들의 과거인 야구부 이야기는 원작엔 없지만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드라마에 삽입한 것이다.”

마스터 역의 배우 고바야시 가오루

마스터 역의 배우 고바야시 가오루

마나베 = “2차원인 만화를 사람이 실제 나오는 드라마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원작과는 다른 부분도 있다. ‘달걀 샌드위치’편은 원작에선 등장인물인 두 남녀가 해피엔딩을 맞는데, 드라마에선 이별하도록 했다. 방송 후 ‘어떻게 원작을 훼손할 수 있느냐’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음식이 이야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메뉴 선정은 어떻게 했나.

마쓰오카 = “메뉴 선정은 원작에서 표현된 느낌을 충실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심야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된장국 정식처럼 가난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만 먹을 수 있는 값비싼 재료의 음식은 팔 수 없다.”

“‘심야식당’에 비싼 메뉴는 없어요”

- 한국 <심야식당>은 원작에 있는 ‘게이바 사장’ ‘스트리퍼’ 같은 캐릭터들이 빠진 것, 음식·식당 세트·마스터(배우 김승우) 캐스팅 등을 두고 ‘현지화냐, 원작 훼손이냐’ 등 말이 많았다.

마나베 = “아직 한국판 <심야식당>을 보진 못했다. 한국적인 음식이나 세트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심야식당’엔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을 한다는 취지가 있기 때문에, 일부 캐릭터들이 제외된 것은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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