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보다 선동” 신랄한 설교 비판집 나와

2006.12.28 17:59

“말씀보다 선동” 신랄한 설교 비판집 나와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 등 한국교회의 대표적 목회자 14인의 설교 내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책이 출간됐다.

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이자 경북 경산에서 샘터교회를 이끌고 있는 정용섭 목사(53)가 펴낸 ‘속 빈 설교 꽉 찬 설교’(대한기독교서회)는 한국 교회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설교자들의 설교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한 설교 비평서다. 월간 ‘기독교 사상’에 연재했던 글을 모았다.

목회자의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과 동등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한국 교회 풍토에서 지금까지 목회자의 설교를 대놓고 비평하는 일은 드물었다. 특히 대형 교회 목회자들, 설교 잘하기로 소문난 ‘인기’ 목회자들의 설교를 비평하는 일은 거의 금기시돼 왔다.

그러나 정목사는 한국의 대표적 설교자들을 도마에 올려 과감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문학적 성서읽기’를 강조하는 그는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의 설교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성서 읽기의 아마추어리즘’을 꼽는다. 성서 읽기의 가벼움과 과도한 열정이 설교를 왜곡시키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의 설교에는 신앙의 본질과 거리가 먼 기복주의, 성속 이원론, 신앙의 도구화 같은 요소들이 교묘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님의 말씀 대신 설교자 자신의 경험과 인생관과 철학이 설교의 중심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정목사는 이러한 설교는 설교가 아니라 ‘선동’이라고 주장한다.

정목사는 뉴라이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진홍 목사에 대해 “설교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동일한 템포로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설교자”로 평가하면서 “그의 설교에는 무협지처럼 영웅들만 설치고 있지 하나님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16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

지난 4월 16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

조용기 목사의 설교에 대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예수 잘 믿으면 ‘삼박자’ 축복을 받는다는 조목사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예수 믿는다고 영혼, 범사, 건강이 보장되는 법은 없다”고 비판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강조하는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에 대해서는 “그의 설교에 등장하는 모든 성서 이야기나 교회의 신앙 이야기는 한결같이 이 단순한 구조를 보강하기 위한 재료로 사용될 뿐”이라며 “그것은 그의 설교 행위가 신들림 현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근거”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는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설교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복음을 전하는 설교라기보다는 오히려 한 쪽으로 경직된 시각을 가진 초보 정치인의 시국강연문”이라고 혹평했다. 또 서울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설교는 “성서 읽기와 신앙 경험이 철저하게 주술적 세계관에 기울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정목사는 이밖에도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는 ‘청교도 신앙의 영적 결벽증’,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는 ‘예언과 선동의 갈림길에서’, 기쁜소식강남교회 박옥수 목사는 ‘구원을 향한 과도한 욕망의 끝자락’ 등의 제목으로 ‘속 빈 설교’에 대한 쓴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정목사는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선교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 모새골공동체 임영수 목사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목사는 앞으로 대전중문침례교회 장경동 목사,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 할렐루야 교회 김상복 목사, 새들백교회 린 워렌 목사 등을 비평한 두번째 설교비평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석종 선임기자 s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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