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설립 김창인 목사 “아들에 세습 회개”

2012.06.14 21:22 입력 2012.06.15 00:27 수정

“후계 지명 일생일대 실수”

국내 대표적인 대형교회이자 ‘교회 세습의 원조’로 불리는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95·사진)가 아들 김성관 목사(70)에게 교회를 물려준 사실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김 원로목사는 지난 12일 경기 이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원로목회자 예배 모임에서 ‘충현교회 회복을 위한 긴급성명서’를 읽어나갔다. “목회 경험이 없고, 목사의 기본 자질이 되어 있지 않은 아들 김성관 목사를 무리하게 지원하여 목사로 세운 것을 나의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로 생각하며,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저의 크나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합니다.”

충현교회 설립 김창인 목사 “아들에 세습 회개”

이어 김 원로목사는 “김성관 목사는 2012년 4월20일자로 은퇴 연령이 지났으므로, 이제는 2012년 12월31일부로 충현교회 당회장,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떠나라, 물러나라. 너는 임기 연장을 꿈도 꾸지 마라. 나는 충현교회 설립자요, 원로목사요, 아버지로서 강력하게 명령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그의 회개가 주목받는 것은 1997년 충현교회의 부자 세습이 한국 대형교회들의 세습 시도의 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광림교회, 소망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김 원로목사가 1953년에 개척한 충현교회는 한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의 최대 교회로 성장하기도 했다. 1980년대 말에는 출석 교인만 3만5000명에 달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로로 재직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교회 재산도 역삼동 교회만 5000억원이 넘고 기도원과 추모 묘역 등을 합치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김 원로목사는 1987년 은퇴하면서 처음에는 제3자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하지만 뒤늦게 목사 안수를 받은 아들 김성관 목사를 1997년 담임목사로 세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 원로목사 또한 성명서에서 “공동의회를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아닌 찬반 기립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2000년 1월에는 김성관 목사 피습 사건마저 발생했다. 김성관 목사 측은 아버지를 의심했으나 김 원로목사는 성명서에서 “아버지가 20억원을 들여서 일본 칼잡이를 고용하여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는 거짓 설교를 수년 동안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생긴 반목과 불신은 수많은 교역자와 신도들이 교회를 떠나게 만들었다. 현재 출석 교인 수는 1만명 정도로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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