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구조조정 회오리 확산에 시중은행도 ‘충당금 공포’

2016.04.27 22:48 입력 2016.04.28 09:33 수정

직접 영향권 피했지만 업종 확대되면 대규모 손실

정부가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대형 조선·해운사의 부실채권은 대부분 국책은행에 집중돼 시중은행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조정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현대상선에 대한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1조7700억원 가운데 77.6%(한진해운)와 68.4%(현대상선)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쏠려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 21조7000억원 가운데 84.3%가 국책은행 몫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도 상당한 익스포저를 안고 있어 충당금을 쌓았거나 쌓아야 할 처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에 대한 시중은행의 익스포저는 하나은행 862억원, 우리은행 690억원, 국민은행 554억원 수준이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중견 해운사도 은행들의 충당금 공포를 키우고 있다. 창명해운이 지난 11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농협·신한·국민·우리 등 4대 대형 은행이 거액의 충당금 부담을 안게 됐다. 이들 은행의 익스포저 규모는 약 6080억원으로 한진해운 등 대형 해운사보다 많다. 특수은행인 농협은행의 익스포저는 409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STX조선해양에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창명해운에 발목이 잡혔다.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은행은 해당 기업의 채권을 ‘회수의문’이나 ‘추정손실’로 분류해 대출액의 5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이는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2.27%로, 시중은행 평균 1.13%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위험관리를 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더 강화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 따라 7월 구조조정 범위가 확대되면 시중은행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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