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11% 증가…국내 경기는 여전히 ‘주름살’

2017.02.01 17:54 입력 2017.02.01 21:34 수정

반도체·석유화학제품 호황 힘입어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

제조업 부진·내수 위축 탓 소매판매액지수는 두 달째 감소

1월 수출 11% 증가…국내 경기는 여전히 ‘주름살’

올해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늘어나며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했다. 그러나 수출 증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착시효과가 큰 데다, 소비 위축이 이어져서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은 403억달러, 수입은 371억달러로 지난해 1월 대비 각각 11.2%, 18.6% 늘었다. 한국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또 2014년 4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 증가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이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은 64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고,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35억2000만달러로 2014년 12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19.9를 기록해 전달보다 1.2%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겨울 의류가 잘 팔리지 않았고, 유가 상승과도 맞물려 연료 판매도 줄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11월에도 전월 대비 0.1% 감소했고 12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부진도 최근 둔화된 경기 현실을 보여준다. 12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73.0%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4%로 1998년 이후 최저대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 파업과 ‘갤럭시노트7’ 화재 사태가 영향을 미쳤으며, LCD 패널의 연간 생산도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와 수출이 엇갈리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에 일종의 착시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의 경우 기저효과와 유가 상승 효과가 일부 작용할 수 있다. 수출은 그간 글로벌 저성장과 저유가, 철강·조선 등 주요 업종의 공급 과잉 등에 따라 2015년 1월부터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19.6%의 증가율로 사상 최악이었다. 당시 워낙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올해 초 조금만 늘어도 커 보이게 된다.

유가 상승도 수출에 착각을 부른다.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두 자릿수로 증가했지만, 수출 물량은 5.2% 증가했을 뿐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가격 인상폭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에 수출 회복을 견인한 석유화학제품은 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증가 덕을 크게 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이 좀 개선됐지만, 크게 가라앉았던 상황이 회복된 거지 충분한 회복이라 보기는 아직 힘들다”며 “전체적으로는 내수와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게 정확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그나마 회복한 수출이 앞으로 충격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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