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이냐 부진이냐’…정부와 국책연의 엇갈린 경기 판단

2024.06.14 14:39 입력 2024.06.14 15:01 수정

지난 4월 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판매를 위한 사과가 진열돼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 4월 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판매를 위한 사과가 진열돼 있다. 조태형 기자

내수 상황을 두고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정부는 “내수가 회복할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으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가 부진하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며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5월 카드 승인액과 방한 관광객 증가세, 온라인 매출액,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 등이 내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다. 그동안 수출 회복세를 내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등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언급해왔으나 한국은행이 지난 1분기 민간소비가 0.7% 증가했다고 발표한 뒤 점차 내수도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내수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KDI와 상반된 진단이다. KDI는 지난 11일 ‘6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반년 넘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둔화·부진’ 진단을 유지하고 있다.

KDI는 4월 소매판매 전달에 비해 1.2%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숙박·음식점업(-2.4%), 교육서비스업(-1.1%) 등 서비스 소비도 전달에 이어 둔화 흐름을 보인 점도 이같은 진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는 내수 회복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카드 승인액 증가 폭(3.4%)이 전달(3.3%)에 비해 크지 않고,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9.8%)이 감소한 점은 부정적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98.4)도 올해 처음으로 100을 밑돌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지만 내수는 고환율·고물가 흐름이 완화하고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구체화할 때까지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올해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평가와 관련해 “조짐이 더 확산하느냐 아니면 꺼지느냐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회복 조짐이 확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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