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1분기 만에 하락…반도체만으론 역부족

2024.06.30 14:48 입력 2024.06.30 17:04 수정

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철강·광물 등 전통 제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제조기업들은 3분기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3분기 전망치는 전분기(99)보다 10포인트 하락한 89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치는 88로 수출기업 전망치(94)보다 6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제조업 체감경기 1분기 만에 하락…반도체만으론 역부족

3분기 조사에서 기준치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는 3분기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8포인트 상승해 122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등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부가 메모리와 장비 수요 모두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정밀기기와 전기장비 업종은 3분기 경기전망이 각각 108과 101로 집계됐지만 2분기 전망치 대비 각각 11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하며 반등세가 꺾였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업황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79)은 전방산업 부진, 중국 및 일본의 값싼 수입재 유입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석유화학(85) 업종도 주요 시장에서 중국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금속광물(67) 업종은 건설 자재 수요 감소와 장마, 폭염 등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전망치가 가장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제약(78) 업종은 전분기(105)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원재료 원가 상승 부담과 의료 파업에 따른 수주 감소가 겹치면서 1분기 만에 전망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조사 기업의 60.9%는 상반기 영업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62.4%)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8.8%)과 중견기업(48.6%)의 응답이 과반수에 못 미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63.3%의 기업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소비 위축(42.7%)과 유가·원자재가 상승(1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고금리 장기화(12.7%), 해외수요 부진(12.5%), 환율변동성 확대(7.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상반기 수출 개선에도 고금리, 고물가가 소비 및 투자 회복을 가로막으며 업종별 기업 체감경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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