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타결 이후

FTA 선점효과 사라진 차 부품·완성차 타격…전자·철강은 미미

2015.10.06 22:53 입력 2015.10.06 22:54 수정
문주영·김형규·이성희 기자

국내 산업별 영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따른 국내 산업의 영향은 ‘국제정치’ 측면을 뺀 경제만 봤을 때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TPP를 체결한 12개 국가 중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곳은 멕시코, 일본뿐이다. 특히 멕시코와 한국의 교역량은 미미하다. 일본과는 주력 산업이 상당수 겹치지만 과거만큼 경쟁하거나 비교 열위에 있는 분야가 많지 않다.

더욱이 양자 간 FTA에 비해 TPP 양허 수준이 높지 않은 데다 한국은 이미 동시다발적 FTA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점도 실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번 TPP는 사실상 ‘미·일 FTA’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어서 일본과의 경합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업종별로, 업체별로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로 국내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 타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6일 제기됐다. 인천항 제5부두에 선적 대기 중인 수출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로 국내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 타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6일 제기됐다. 인천항 제5부두에 선적 대기 중인 수출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일 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자동차, 그중에서도 부품업종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TPP 발효 즉시 일본산 자동차 부품의 2.5%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이다. 완성차의 경우도 닛산, 마즈다 등 일본에서 직수입하는 메이커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6일 “우리가 기존에 체결한 FTA 선점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서 불리해지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한 관계자도 “일본산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TPP 발효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가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 자동차 관세가 내년에 완전히 철폐되고, 최근 환율 역시 우호적이어서 단기적으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관측도 있다.

[TPP 타결 이후] FTA 선점효과 사라진 차 부품·완성차 타격…전자·철강은 미미

기계류는 전통적으로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여서 국내 업체 경쟁력은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섬유업종은 속내가 복잡하다. TPP 타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섬유의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수혜국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산지 규정은 미국 요구대로 원사기준(Yarn Forward)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내 회원국에서 생산된 원사를 재료로 해 의류를 생산해야만 관세 철폐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국 업체들의 베트남 원사 수출은 급감하게 된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국내 섬유업계 타격, 그것을 넘어 산업 공동화 현상까지도 우려된다. 한세실업, 영원무역, 태평양물산 등 의류업체들은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다른 공산품보다 섬유류는 관세율이 높아 FTA 혜택이 없으면 타격이 크다”며 “섬유업계는 한국도 TPP에 조속히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석유화학과 정유, 소재 업종 등은 직접적인 영향이 미미하지만 일본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쟁력이 신경 쓰이지만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출 시장이 중국이라 큰 영향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전자업종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약간의 가격 효과가 예상되나 휴대전화 등 주력 제품은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도 관세가 없다. 철강제품 역시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의 경쟁도가 낮은 데다가 일본 제품의 가격대가 높아 관세인하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t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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