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SK온, 비상경영 선언…흑자 전환 때까지 모든 임원 연봉 동결

2024.07.01 11:32 입력 2024.07.01 14:37 수정

이석희 SK온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석희 SK온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분야별 최고 책임자(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고, 흑자 전환 달성 시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키로 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까지 겹쳐 SK그룹 전체가 실적 부진에 빠진 SK온을 살리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SK온이 먼저 배수진을 치고 조직 효율화와 내실 다지기에 뛰어든 셈이다.

SK온은 1일 오전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각 지역에 분포된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진행했다.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 상태와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기로 뜻을 모았다.

SK온은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고 극복 의지를 대외에 알리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날 이사회에 위임했다.

아울러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보임을 수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SK온에서는 최근 성민석 부사장이 영입 10개월 만에 CCO직에서 보직 해임되고, 최영찬 CAO 사장이 SK E&S 미래성장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조직개편과 임원 축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

SK온은 “변화된 경영 환경을 반영해 조직을 효율화하기로 했다”며 “업무 영역과 진행 절차, 그에 따른 자원 배분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내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SK온은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1년 출범 이래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10개 분기 누적 적자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임원 대상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현재 시행 중인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도 이어간다.

다만 SK온은 핵심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는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근무 환경도 대폭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출퇴근 시간을 각자 결정하는 유연근무제도는 유지하되 근무 시간에는 업무에 몰입하도록 하고, 효율적 의사결정을 위해 재택보다는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이석희 CEO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전체 구성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임원과 리더부터 위기 상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겠다”며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 CEO는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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