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안 부실 땐 신용등급 하락 위험

2011.08.01 21:58 입력 2011.08.01 22:27 수정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면했지만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정부 부채를 15조4760억달러, 2016년에는 20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부채 한도를 때마다 증액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정적자 축소안이 얼마나 구체적일지가 관심사다. 긴축안이 시장이나 신용평가사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미국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려 놓았다. S&P는 “미국이 AAA등급의 신용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4조달러가량의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가 원하는 만큼의 재정적자 축소가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미국 정부가 디폴트를 막는 것 못지않게 재정적자 감소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美 긴축안 부실 땐 신용등급 하락 위험

■ 세계 경제 불안… 경기회복도 불투명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등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이 발표된 이후 안정화 조짐을 보이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재차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구제금융방안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의 전염을 차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중국은 7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고 원자재 가격도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물가상승률, 지방정부의 채무 문제 등에 따라 언제든 세계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역시 민간 부문에서의 자생적 회복 신호가 절실하다.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3%에 그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상태다. 앞으로 발표될 고용지표의 회복 없이는 경기 회복도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연구원은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6월과 비슷한 정도로 부진하다면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코스피 급등…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

미국이 디폴트 위기를 넘기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1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9.10포인트(1.83%) 오른 2172.31로 마감했다. ‘팔자’ 우위였던 외국인이 254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8.34포인트(1.56%) 상승한 544.39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1.34%), 대만 가권지수(0.6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했다. 그러나 향후 우려가 여전한 탓에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막을 정도는 아니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0원(0.38%) 떨어진 105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 합의로 디폴트를 면해 불안심리가 해소되면서 달러가 일시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구조적 안정이 이뤄진 게 아니다”라며 “미국 투자자금의 외부 이탈 등으로 장기적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선진국 자산은 안전 자산’ 믿음 흔들

‘선진국 자산=안전자산’이라는 공식도 깨질 처지다. 부채상환 능력이 안전자산을 판단할 최우선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국가신용등급 ‘AAA’를 받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의 국채 위험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문제 개선 여력을 볼 때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아시아 국채와 회사채같이 재정위험국 국채보다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도 “미국은 AAA 등급을 받고 있는 17개국 그룹에서 이미 낙제생”이라고 평가했다. CNN머니는 브라질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이 미국보다 낮은 점을 예로 들면서 “시장이 멕시코와 브라질 국채가 이들 국가를 식민 지배하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보다 투자 위험이 덜한 것으로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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