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내시경 시술 더 쉽게···기존 식염수보다 효과 높은 주입액 첫 개발

2024.03.27 10:30 입력 2024.03.27 14:15 수정

강남차병원 조주영 교수팀 ‘엔도알컴’ 상용화 길 열어

조주영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가 위 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다. 차병원 제공

조주영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가 위 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다. 차병원 제공

위암을 내시경으로 잘라내는 과정에서 체내에 주입되는 생리식염수보다 효과를 높인 새로운 주입액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조주영 교수 연구팀(김성환·조성우·이아영 교수)은 위암의 내시경 치료에 활용될 주입액 ‘엔도알컴’을 개발·상용화한 연구 결과를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 ‘소화기내시경지(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초기 단계 위암은 내시경을 활용한 절제가 가능해 9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위암 치료법 중 하나인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병변이 있는 점막은 부풀리고 바로 아래 근육층과는 완충구역을 만들기 위해 주입액을 넣는 과정을 거친다. 암 병변이 있는 부위만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지만, 기존의 주입액으로 주로 사용된 생리식염수는 체내에 주입했을 때 빠르게 흡수되거나 조직에 넓게 퍼지는 경향을 보이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병변 부위를 더 잘 솟아오르게 해주면서 수술 및 치료 과정 전반에 더 나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주입액 개발에 착수했다. 10년에 걸친 연구 결과, 연구진은 생체 적합성이 높은 천연 고분자물질인 알긴산나트륨과 펙틴을 핵심 성분으로 하는 엔도알컴을 개발했다. 이들 성분은 독성이 없고 점도가 낮지만 병변 부위에 주입하면 겔 상태가 되어 융기 지속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주입하지 않아도 더 오랜 시간 병변을 절제해 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성분인 인디고카르민은 위암 병변과 정상조직이 구분되어 보이는 효과를 보였다.

새로운 주입액은 임상시험 결과 환자들의 위암 병변 부위에 대한 융기 지속력은 향상시키고 부작용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주입액이 위암을 완전히 잘라내는 과정을 쉽게 해주는 한편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천공·출혈 등의 위험은 줄이고 수술 후 상처 부위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해 안전성도 높였다고 밝혔다. 조주영 교수는 “주입액은 교차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며, 오랜 융기 지속시간과 병변 부위의 높은 시인성으로 소화기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의 치료방법과 비교해 방법론적으로 차별화된 새 의료기술로 조기 소화기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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