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재개발 사업 벌일수록 인구 감소 왜?

2020.01.13 21:53 입력 2020.01.13 21:56 수정

과밀 ‘달동네’ 많아 아파트 지어도 주민 30%는 수용 못해 이주

경기 100만 대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 줄어…비싼 집값도 원인

성남시, 재개발 사업 벌일수록 인구 감소 왜?

경기지역 인구 100만명 규모의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성남시의 인구가 줄고 있다. 옛 시가지의 재개발 사업과 고공행진 중인 비싼 집값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3일 경기도와 성남시 등에 따르면 현재 성남시 인구는 94만3000여명으로, 지난 4년간 3만4000여명 감소했다. 98만여명을 기록했던 2010년부터 인구가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경기지역 100만명 규모 대도시 중 인구가 늘어난 용인·고양시와는 대조적이다. 인구 감소에는 성남시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수정·중원구 옛 시가지는 정부가 1960년대 서울 청계천 주민들을 강제이주시키면서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다가구주택을 다닥다닥 지어 조성한 ‘달동네’가 대부분이다.

인구과밀지역이라 재개발 사업을 하면 기존보다 적은 가구수의 아파트가 지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에 따라 30% 정도의 주민은 성남지역에 신규 개발 중인 공동주택도 없어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대·중3 구역 등 재개발 사업 지역의 경우 기존 가구수는 1만7100가구지만 1만25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건설됨에 따라 4600가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거나 앞으로 해야 한다.

앞으로도 성남시에서는 수진1·신흥1(1만1843가구)과 태평3·신흥3·상대원3(1만8653가구) 등 재개발 사업이 단계별로 추진됨에 따라 인구 감소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전국에서 재개발 사업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곳은 성남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집값 탓에 성남에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분당·판교지역 아파트 가격이 과천 다음으로 높다. 전용면적 84㎡가 10억~12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용인(4억~5억원대)이나 광주(3억~5억원대)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비싼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은 젊은층들은 인근 타 지역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출퇴근하는 실정이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는 주말이면 ‘유령도시’가 된다. 입주한 기업이 1270곳으로, 이곳에 근무하는 종사자 수가 7만여명에 달하지만 이 중 70%가 성남시가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주말이면 ‘도시 공동화’ 현상도 나타난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업체 직원 이모씨(35)는 “판교나 분당에는 입주한 직장인들이 거주할 만한 주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집값도 워낙 비싸서 인근 광주시에 거처를 마련해 출퇴근하고 있다”며 “성남에 내 집을 마련할 생각을 접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