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자…“뽑아서 뭐해”

2023.03.21 21:42

경남 창녕 4·5 보궐선거…민주 1명·무소속 6명 후보 난립

뇌물·선거법 위반·음주운전 등 수두룩…지역 민심 ‘싸늘’

오는 4월5일 재·보궐선거에서 유일하게 단체장을 뽑는 경남 창녕군의 민심이 흉흉하다. 민선 이후 창녕군수 6명 중 3명이 범죄에 연루돼 임기를 다하지 못한 데다 10개월 만에 군수를 다시 뽑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후보 7명 중 6명이 범죄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투표 자체를 꺼리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창녕군 이방면 명소인 ‘산토끼노래동산’에는 현재 선거관리위원회가 공명선거를 위해 설치해 놓은 ‘4·5’를 상징하는 포토존이 있다. 21일 노래동산을 찾은 시민들은 포토존이 무색하게 그냥 지나쳤다. 인근 마을 주민 하모씨(60대)는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는 현실에 창녕군민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모씨(60대)는 “투표는 해야 하는데 누가 될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창녕군은 지난 1월 국민의힘 소속 김부영 전 군수가 첫 공판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다음달 보궐선거를 한다. 김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인 매수)으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 1월10일 ‘공소 기각’ 결정을 하면서 사건을 종결했다.

창녕군은 민선 들어 김부영 전 군수를 포함해 3명의 군수가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후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까지 6명이 창녕군수를 거쳤다. 김종규 군수(3~4대)는 2006년 7월 뇌물수수 혐의로 군수직을 상실했고, 하종근 군수(4대)는 2007년 10월 뇌물수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던 도중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보궐선거의 책임을 지고 창녕군수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16·17일 후보자 등록 결과 더불어민주당 1명, 무소속 6명 등 모두 7명이 출마했다. 민주당은 성기욱 전 창녕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무소속은 하종근 전 창녕군수, 성낙인 전 경남도의원, 배효문 지제이랜드개발 대표이사, 박상제 전 경남도의원, 하강돈 전 창녕군청 공무원, 한정우 전 창녕군수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출마자 중 범죄 경력(전과 1~3건)이 있는 후보가 6명이나 된다. 범죄 경력 후보들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으로 최소 벌금 100만원에서 최고 징역 5년의 실형까지 받았다. 하종근 전 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2008년 12월 징역 5년형, 한정우 전 군수(7대)는 자서전 배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1년과 추징금 320만원을 구형받았다. 재판부는 23일 한 전 군수에 대해 선고한다.

‘비호감’ 후보들이 줄줄이 출마하자 유권자들이 투표 자체를 꺼리는 등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창녕군은 전통적으로 지방선거 투표율이 높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창녕읍 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모씨(50대)는 “군수들이 제대로 임기도 못 채우는데 뽑아놓으면 뭐하느냐”며 “선거를 꼭 해야 하는지도 고민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보궐선거 후보들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서명을 받고 정책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창녕군선거관리위원회도 투표 참여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서창호 경남희망연대 창녕군지회장은 “깨끗한 선거는 군민들이 만든다는 각오로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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