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뇌병변장애인 10명 중 1명만 '취업'···절반은 '종일 집에만'

2021.08.18 15:01 입력 2021.08.18 16:01 수정

서울에 거주하는 뇌병변 장애인 중 취업 중인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고, 절반 가량은 종일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뇌병변장애인의 고용률은 다른 장애인과 비교해도 극히 낮은 데다 기초수급가구에 해당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18일 ‘서울시 뇌병변 장애인의 사회진출 현황과 지원 방안’ 정책리포트를 통해 서울시가 2018년 중증장애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뇌병변 장애인의 고용률이 9.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의 월평균 근무수입은 약 135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2019년 전국의 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고용률 조사 결과도 12%였다. 이는 전체 장애인 고용률 34.9%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울연구원은 서울 거주 뇌병변 장애인의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장애유형별 장애인 고용률. 서울연구원 제공.

2019년 기준 장애유형별 장애인 고용률. 서울연구원 제공.

2018년 기준 뇌병변 장애인의 근무 여부 비율. 서울연구원 제공.

2018년 기준 뇌병변 장애인의 근무 여부 비율. 서울연구원 제공.

뇌병변장애인은 뇌성마비, 뇌손상, 뇌졸중 등 뇌 질환으로 발생한 신체적 장애로 보행이나 일상생활 등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이들을 말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뇌병변 장애인은 2019년 기준 4만1304명으로 전체 장애인구의 10.5%가량이다.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인 가구 가운데 기초수급가구의 비율은 2018년 기준 약 19.4%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장애인 가운데 기초수급 가구의 비율인 13.4%보다 1.5배가량 높은 수치다. 또 같은해를 기준으로 뇌병변 장애인의 53.7%는 평일 낮에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뇌병변 장애인이 집에만 갇혀서 지내고 있는 셈이다. 외출을 하는 경우도 ‘재활병원과 의료기관 이용’, ‘지역 내 복지기관 이용’ 등이 대부분이었고 직장이나 고용 등 근무 목적으로 외출하는 이들은 6.4%에 불과했다.

2018년 기준 뇌병변 장애인이 평일 낮에 시간을 보내는 주된 방법. 서울연구원 제공.

2018년 기준 뇌병변 장애인이 평일 낮에 시간을 보내는 주된 방법. 서울연구원 제공.

서울연구원은 뇌병변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과 대비해 사회적 차별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는 조사결과도 공개했다. 뇌병변 장애인들 가운데 취업과 관련해 사회적 차별을 겪었다고 답한 이는 2017년을 기준으로 46.5%에 달했다. 이는 전체 장애인 가운데 차별을 겪었다고 답한 30.9%의 1.5배가량이다. 또 뇌병변 장애인들은 보험 계약 때 46.0%, 초등학교 입학 시 44.6%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병변 장애인은 특수학교 졸업 이후 교육활동에도 소수만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리포트는 서울시 내부자료를 인용해 뇌병변 장애인의 2020년도 대학진학률은 12.7%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애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17%가량이었으며 전체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약 72.5% 정도였다. 연구진은 또 전체 장애인의 평생교육 참여비율은 4.6%로 매우 낮았는데 뇌병변 장애인의 참여비율은 1.7%로 더욱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가 ‘뇌병변장애인 지원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이후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뇌병변장애인은 다른 장애유형과 달리 고용이나 교육에서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9년 9월 뇌병변장애인 지원 마스터플랜을 지자체 최초로 수립한 뒤 의사소통권리증진센터를 신설하고, 대소변흡수용품 구입비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등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였던 뇌병변장애인 복지 신장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마스터플랜의 핵심사업인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를 마포구에 처음으로 개소한 바 있다. 비전센터는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성인 뇌병변장애인 대상 종합지원시설이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비전센터를 8개소로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연구원은 정책리포트에서 “뇌병변장애인의 사회진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장애 발생시기와 세부 장애유형에 따른 사회진출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뇌병변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 및 직무 개발, 근무형태와 고용모델의 다양화, 뇌병변장애 범주 관련 검토 및 법률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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