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과 가뭄

금강 세종·백제보 가보니… 보 위로 쉴 새 없이 흐르는 물, 저수율도 100% 넘어

2015.06.17 22:27 입력 2015.06.17 22:31 수정

17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세종리 고층 아파트 단지 앞. 유유히 흐르던 금강의 물줄기를 멈춰 세워 거대한 호수로 만들어버린 금강 세종보가 한눈에 들어왔다. 보에서 50m쯤 위쪽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사업소 바로 앞까지 가득 들어차 있는 물이 바람결에 일렁였다. 세종보사업소 앞 강가에는 대부분이 물에 잠긴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보를 만든 후 이 일대 금강의 수위 변화를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다.

전체 길이 348m, 금강의 물줄기를 가로막고 선 세종보는 계속된 가뭄에도 그득한 강물을 품고 있었다. 수문은 닫혀 있었고, 보 위로 가득 찬 물줄기가 쉴 새 없이 넘쳐흘렀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세종보의 저수량은 572만8000㎥로, 101.3%의 저수율을 기록했다. 보의 총저수용량을 넘어선 것이다.

<b>‘쓸 데 없는’ 물</b> 충남 금강에 2011년 10월 완공된 백제보는 17일 저수율이 100%를 넘어섰다. 세종보와 공주보 역시 저수량이 만수위를 기록했다. | 이준헌 기자

‘쓸 데 없는’ 물 충남 금강에 2011년 10월 완공된 백제보는 17일 저수율이 100%를 넘어섰다. 세종보와 공주보 역시 저수량이 만수위를 기록했다. | 이준헌 기자

인근에 사는 김모씨(43)는 “3년째 보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거의 물이 줄어드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농사짓기 힘들 정도로 가뭄이 심하다고 하는데 이곳만 보면 전혀 그런 것을 느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보에서 강 하류로 20㎞ 정도 떨어진 충남 공주시 우성면 공주보 상황도 비슷했다. 보에는 물이 가득 담겨 있었고, 강 좌안에 있는 폭 2m 정도의 어도로는 잔잔한 물결이 쉼 없이 흘러내렸다. 2420만㎥ 정도의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부여군 부여읍 백제보에서도 고정보 위로 흘러넘치는 물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뭄에도 전체 길이 311m, 높이 5.3m의 보에 물이 가득 차 넘쳐나고 있었다.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공주보는 1562만9000㎥, 백제보는 2425만9000㎥의 저수량을 나타냈다. 저수율은 각각 100.6%와 100.4%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만들어진 3개 보의 저수율이 이날 모두 100%를 넘어선 것이다. 3개 보에 한번에 담아둘 수 있는 총저수용량은 약 4540만㎥에 이른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의 보는 일부 소수력발전에 활용되는 것 말고는 사실상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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