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뇌관 ‘붙박이장 현금 6억’ 출처 안 풀려 되레 의혹 증폭

2012.11.14 22:56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14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형씨가 이상은 다스 회장으로부터 빌렸다는 현금 6억원의 근원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6억원의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특검팀 출범 초기부터 이 6억원은 사건의 뇌관으로 여겨져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는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건넨 6억원이 이 대통령의 돈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6억원이라는 거액이 현금으로 오간 배경은 ‘검은돈’이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이 이 돈의 근원을 ‘불명’으로 처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향후 재수사의 불씨를 남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보면, 6억원의 출처와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특검팀도 “시형씨가 빌렸다는 당일에 현금 6억원이 전달됐는지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했다”고 했다.

시형씨는 앞서 검찰 조사 때 ‘지난해 5월23일 서울 구의동에 있는 이 회장의 자택으로 가 현금다발로 6억원을 받았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시형씨의 진술은 특검 조사 과정에서 뒤집혔다. 시형씨는 6억원을 받은 날짜를 지난해 5월24일로 바꿨다.

시형씨는 이 회장의 구의동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이 회장의 부인 박모씨로부터 현금다발로 6억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이 회장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폐쇄회로(CC)TV와 주차장 이용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당일 시형씨가 다녀간 흔적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특검팀은 시형씨에게 6억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박씨가 당일 청담동에 있는 고급 중국요리점에서 점심 식사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결국 시형씨와 이 회장 부부의 ‘주장’을 제외하면 시형씨가 이 회장 자택을 방문해 돈을 받았음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박씨를 주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박씨가 불응해 실패했다. 박씨의 조사는 서면조사로 대체됐다.

시형씨가 이 회장에게 6억원을 빌렸음을 뒷받침하는 물적증거는 특검팀에 제출된 ‘차용증’이 그나마 유일하다. 그러나 시형씨가 제출한 차용증은 문제가 불거진 뒤 ‘짜맞추기용’으로 작성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확인하려면 차용증 원본 파일을 확보해 파일 생성 시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파일이 이미 삭제됐다”며 특검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차용증의 진위를 조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6억원의 출처와 관련해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펀드에 넣어 관리했는데, 6억원은 그 일부’라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에서 수시로 뭉칫돈을 빼내 자택 서재에 있는 붙박이장에 보관해왔는데, 6억원은 그중 일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팀이 이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 붙박이장에서 거액의 현금은 발견되지 않았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