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마다 손 소독제 ‘불티’

2009.11.12 18:11 입력 2009.11.13 01:12 수정
김기범·김지환·황경상기자·전국종합

신종플루 분리시험실 3~5명 ‘한산’

휴대전화 소지 등 부정행위 적발도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전국 1124개 고사장에서는 신종플루로 인한 긴장감이 팽팽했다. 신종플루환자를 위해 설치된 분리시험실 880곳에서 2707명의 수험생(확진 717명, 의심 1990명)이 따로 시험을 봤다. 신종플루로 입원한 수험생 10명은 병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신종플루 분리 시험실엔 수험생 3~5명이 띄엄띄엄 앉아 한산하게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감독관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반 시험실에 있는 수험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고사장에 배치된 손 소독제를 많이 활용했으나 직접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많지 않았다.

고사장 정문은 쌀쌀한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후배 재학생들로 가득했다. 서울 강남 서울고 앞에는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온 중동고·상문고 등의 재학생 150여명이 교가를 부르고 학교 구호를 외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지각한 수험생들을 실어나르는 수송작전에는 군·경찰 외에 퀵서비스 운전자들도 힘을 보탰다. 시험 시작 후 잠시 한산했던 고사장 앞은 오후 5시쯤 학부모들이 다시 몰려나와 시험을 마친 자녀들이 나올 때마다 얼싸안고 격려하며 귀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제주에서는 수험생 오모군이 문이 고장난 집 화장실에 갇혀 있다가 오전 7시20분쯤 119의 도움으로 빠져나와 입실시간에 맞춰 가까스로 시험장에 도착했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아들을 태우고 고사장으로 가던 아버지가 경찰 검문에서 수배 사실이 적발되자 경찰에 아들의 수송을 부탁, 순찰차가 고사장까지 태우고 가는 일도 벌어졌다. 고사장에 반입이 금지된 휴대전화를 소지한 학생들이 인천에서 2명, 경남에서 3명 적발돼 부정행위로 무효 처리됐다. 강원 원주시 모 아파트에서는 재수생 박모군(19)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20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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