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논술 강사 품귀… 학원끼리 빌려 쓰기도

2011.11.18 00:07

17일 오후 2시 대입 수험생들이 몰려드는 서울 대치동의 한 유명 논술학원은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들로 복도까지 가득 차 있었다.

교실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논술 문제지만 받아서 복도에 설치한 간이책상에서 답안을 작성하고 있었다. 강의실 안에선 100여명이 한 줄로 늘어놓은 책상에 촘촘히 앉아 답안을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접수대 앞은 늦게라도 등록을 하기 위해 찾아온 학부모들로 줄이 길었다. 개포고 3학년 장솔군(19)은 “이틀 뒤 수학·과학 논술시험이 있어 학원을 등록했다”며 “이과 논술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서 배우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험생이 몰리다보니 논술 강사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학원끼리 ‘전문 논술강사 빌리기’ 현상까지 생길 정도이다. 대치동 ㄱ논술학원 실장은 “아무래도 유명 강사 위주로 학생들이 수백명씩 몰리기 때문에 강의 뒤 학생들이 답안을 작성하는 틈새시간을 만들어 학원끼리 선생님을 공유하기도 한다”며 “우리 학원 원장도 이곳뿐 아니라 인근 다른 학원에도 강의 나가느라 사무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사 빌리기’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이날 대치동 ㄴ논술학원에서는 환불을 요구하는 학부모와 접수대 직원 간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학부모 박모씨(48)는 “10월 말부터 이 학원의 유명강사 강의를 들으려고 예약까지 했는데, 첫 수업에 참석한 아이가 ‘다른 강사가 들어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ㄷ논술학원 강사 김모씨는 “웬만큼 높은 스펙을 가진 사람도 요즘의 논술 출제경향에 맞춰 문제를 내고 첨삭지도를 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유명 강사들은 모시기 어려고 실력을 가진 사람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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