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블랙리스트’ 수사 의뢰…의대생 “의협 회장 독단” 협의 거부

2024.07.02 21:19

전공의 출근율 8% 못 미쳐

의·정 물밑 대화 진전 없어

정부가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앞두고 조만간 전공의 처분 방향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이 ‘블랙리스트’ 형태로 공유되는 것과 관련해서 정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의대생들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학생들과 전공의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공개 비판하며 범의료계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하루라도 빨리 복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9월 하반기 수련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7월부터 수련병원별 전공의 결원을 파악하고 전공의 모집절차를 진행해야 하지만 아직도 명확히 의사결정을 해주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했다. 1일 기준 전체 211곳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7.9%에 불과하다. 레지던트 사직률은 0.49%에 그쳤다. 앞서 정부는 6월 말까지 수련병원에 복귀가 어려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조속히 수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답보 상태다.

정부는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권병기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제 신속히 수사 의뢰했다”며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 행사를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방해하는 불법적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정부는 앞으로도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계속 물밑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여전히 참여하지 않고 있어 대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임현택 의협 회장을 공개 비판하며 “올특위를 비롯한 임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없다”고 분명히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무능·독단의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료계를 멋대로 대표하려 하지 말라”며 “무례한 언사로 의료계 지위를 실추시켜 학생들 목소리를 훼손했다”고 규탄했다.

의대협은 “의대생들의 입장은 이미 대정부 8대 요구안을 통해 제시되었음에도 임 회장과 집행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3대 요구안을 냈다”면서 “임 회장이 당선되고 난 후의 행보를, 과연 의료계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하겠다는 의협 회장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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