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 전소…방화 가능성 수사

2008.02.11 01:20 입력 2008.02.11 03:28 수정

10일 오후 8시40분쯤 국보 1호인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에서 불이 나 2층 누각이 전소, 화재 5시간 만에 완전 붕괴됐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b>5시간만에 완전 붕괴</b> 국보 1호인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 2층 누각이 화재 발생 5시간 만인 10일 자정쯤 완전 붕괴되고 있다. 불은 초기에 쉽게 진화되는 듯했으나 발생 3시간 뒤부터 시뻘건 불길이 기왓장 밖으로 뿜어 나오는 등 갈수록 확산됐다. <강윤중기자>

5시간만에 완전 붕괴 국보 1호인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 2층 누각이 화재 발생 5시간 만인 10일 자정쯤 완전 붕괴되고 있다. 불은 초기에 쉽게 진화되는 듯했으나 발생 3시간 뒤부터 시뻘건 불길이 기왓장 밖으로 뿜어 나오는 등 갈수록 확산됐다. <강윤중기자>

소방 당국은 외곽 진화로는 불길이 잡히지 않자 이날 밤 12시부터 기왓장을 뜯어내는 등 일부 구조물을 해체하고 본격 진화에 들어갔으나 불이 지붕 전체로 확산돼 속수무책이었다.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숭례문은 2층 전소에 이어 1층도 사실상 붕괴가 예상된다. 1963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뒤 숭례문에 불이 나기는 처음이다.

소방 당국은 오후 9시55분에 화재 비상 2호를 발령했으며 펌프차와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차 50여대와 소방관 130여명이 현장에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관들은 불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급히 숭례문 현판을 떼어냈다. 이 과정에서 현판이 10여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현판 일부가 훼손됐다.

소방관들은 화재 초기 지붕 내부에 남아 있는 불씨를 잡는 데 주력했으나 화재 발생 3시간이 지난 밤 11시40분부터 기왓장 바깥으로 시뻘건 불길이 새나오는 등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악화됐다.

불은 숭례문 누각의 기왓장 밑에서 발생해 내부 천장 쪽으로 확산됐다. 숭례문 2층 누각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구역이다. 경찰은 화재 전후 50·60대 남자가 2층에 오르내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방화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이다.

목격자 이모씨는 “점퍼 차림의 50·60대 남성이 등에 백을 멘 채 사다리를 타고 숭례문 옆 계단으로 올라갔다 내려온 뒤 빨간 불꽃이 퍼져 나왔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화재 초기에 문화재 훼손을 우려해 외곽에서 고가사다리차를 동원, 소방 호스를 이용해 진화할 수밖에 없어 애를 먹었다. 소방관들은 뒤늦게 현장에 나온 문화재청 직원들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발화 지점을 추적,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불길이 번진 뒤였다.

소방서 관계자는 “기왓장을 뜯어내고 본격 진화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의 사전 승인이 필요했다”며 “일부 구조물을 뜯어낸 뒤 진화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본격 진화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조선시대 서울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남쪽에 있다고 해서 남대문이라고도 부른다.

숭례문은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태조 4년(1395)에 짓기 시작하여 태조 7년(1398)에 완성됐다. 지금 있는 건물은 세종 29년(1447)에 고쳐 지은 것으로 1961∼63년 해체·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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