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여당 입장 변화 없으면 면담 중단”

2014.08.31 21:55 입력 2014.08.31 23:47 수정

청와대 인근 노숙 농성 10일째

“세월호특별법 속히 제정” 호소

세월호 참사 가족들이 정치권을 향해 “하루속히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면담을 중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세월호 가족들은 31일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노숙 농성 10일차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때) 아이들 영정에 편한 마음으로 꽃 한 송이 보태고 싶다. 추석이 되기 전 명백한 진전이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일 만남에서도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며칠 전 얘기한 ‘기존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부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면 더 이상 면담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고 이경주양 어머니 유병화씨는 “독립성과 수사기간이 보장된 상태에서 유기적인 수사를 하려면 진상조사위원회에 속한 상임위원 중 한 명에게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가족들은 눈물이 맺힌 채 웃으며 손을 흔드는 희생자 아이들 그림을 담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나왔다. 가족들은 아이들 얘기가 나오면 금세 울음을 터뜨렸다. 고 오영석군 어머니 권미화씨는 “농성장에서 잠을 자는데 영석이가 꿈에 나왔다. 비를 맞고 있었다. 잠에서 깬 뒤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가족들은 열흘째 주민센터 부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과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 박성호군 어머니 정혜숙씨는 “서민들도 집 앞에 손님이 찾아오면 이렇게 박대하지 않는다. 언제든 만나주겠다던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고 한정무군 아버지 한상철씨는 “대통령에게 당장 모든 걸 해결해달라는 게 아니다. 얘기라도 들어주고 최소한의 이해와 공감, 위로를 바라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했다. 가족들은 “우리도 국민이다. 국민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30일 이후 경찰은 가족을 찾는 시민들을 주민센터 사거리에서 차벽 등으로 막고 있다. 고 김수진양의 아버지 김종기씨는 “우리를 찾는 손님들을 왜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들을 응원하는 집회와 단식도 이어졌다. 3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특별법을 제정하라, 청와대는 응답하라 국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40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달 11일 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한 호남신학대 학생·교수 등 ‘생명과 정의의 도보 순례단’ 20여명이 590㎞에 이르는 행진을 끝내며 대회에 참여했다. 시민 100여명도 특별법 제정 요구 단식을 이어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