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성과 연봉제 폐지… 노사, 호봉제로 U턴 합의

2014.04.03 22:09
박철응 기자

“조직문화 파괴, 경영에 독”

정부권고안과 상반된 결정

한국지엠 노사가 성과 중심 연봉제를 폐기하고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급제(호봉제)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정부가 권고한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과는 상반된 결정을 한 것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사무지회는 “성과 위주 임금체계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연공급제를 도입하기로 지난달 31일 회사 측과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지엠은 2003년부터 사무직에 한해 성과 연봉제를 실시해왔으며 이번에 개편된 임금체계를 적용받는 직원은 팀장급 이하 4800명가량에 이른다.

사무지회는 “성과 중심 연봉제가 개인 간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고 동료들 간 지나친 경쟁을 조장해 협력적 조직문화를 파괴했다”면서 “상·하급자와 팀원들 사이의 불신이 팽배해지고 회사의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도 만연해져 오히려 경영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성과급 액수의 편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노조의 반대가 컸다”며 “연봉제를 없애고 연공급제로 전환하되 각종 수당은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안에 합의하게 됐다. 성과에 의한 보상이라는 원칙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노사 합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무지회 조합원들의 83.1%가 성과 중심 연봉제를 ‘불신한다’고 답했다. 성과 평가와 승진 제도에 대해서도 82%가량이 ‘불신’했으며, 새로운 임금체계로는 연공급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노사는 30여차례 협의한 끝에 연공급제 전환 합의에 이르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에서 연공급제가 기업 부담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직무성과급을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정반대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높은 성과를 낼수록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성과급제에서는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현실과 이상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 직원들이 바라는 점을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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