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대통령, 손석희 교체 두 차례 외압”

2017.04.18 22:27 입력 2017.04.18 22:32 수정

유튜브에서 폭로…‘박근혜의 압력’ 사주로선 첫 증언

“언론 경영 입장서 위협 느껴…자존심 용서 안돼 거부”

홍석현 “대통령, 손석희 교체 두 차례 외압”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사진)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앵커 교체와 관련된 압력을 받은 일이 있다고 직접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6일 유튜브에 올린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압을 2번 받았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태블릿PC 보도 이후에는 정권이 약해져서 직접적 외압은 없었고 보수층으로부터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말도 안되는 규탄 대상이 됐다”며 “물론 그전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받았던 구체적 외압이 5~6번 되고 그중 대통령으로부터 (외압이) 2번 있었다”고 털어놨다. JTBC가 ‘최순실 태블릿PC’ 관련 보도를 한 10월 말 이전에 박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얘기다.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 파장이 큰 사안을 밝힌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상에서 홍 전 회장은 “언론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치렀던 입장에서 위협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런 외압을 받아 앵커를 교체한다는 것은 제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압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의 압력이 ‘앵커를 교체하라’는 내용임을 시사했다.

박 전 대통령 재임기 청와대가 정권 비판적 보도를 하는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특정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언론사 사주로부터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본인의 해임에 대해 “정윤회 문건 보도 후 청와대가 재단에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이 이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JTBC가 청와대의 압력에 시달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팟캐스트를 통해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했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개헌) 시정연설을 하기 이틀 전 알았고 백방으로 막아보려고 했다. 일설에 따르면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손석희 앵커가 버텼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압력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확한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날 미디어오늘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소속 고위 관계자가 “2016년 2월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했고 이날 대화의 절반은 손석희를 갈아치우라는 압력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홍석현 회장에게 통하지 않을 얘기라며 난색을 표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에게 (삼성) 광고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 영상을 통해 밝힌 것 외에 외압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다”며 “따로 정리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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