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할수록 적자” 운송거부… 부산·울산 물동량 70%로 줄어

2012.06.25 21:48

정부 “운송 방해 땐 즉각 구속” 강경 대응

화물노동자들이 집단 운송거부에 나서면서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구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불법행위 시 즉각 구속하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5일 “정부와 운송업계가 적정운임을 보장하고 재벌 운송사들의 중간착취를 없앨 수 있는 법을 만들 때까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은 “화물노동자들이 월 320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시급 2000여원이라는 형편없는 운임을 받으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파업은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분노의 저항”이라며 “살고 싶어 운전대를 놓을 수밖에 없는 화물노동자들의 투쟁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전국 15개 지부에서 노조원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고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박원호 부산지부장은 출정식을 마친 뒤 오전 11시40분쯤부터 부산신항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박 지부장은 배낭 1개를 메고 철탑 30m 지점에 올라 농성을 지속 중이다. 박 지부장은 “운행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철탑에 올랐다”고 말했다.

<b>부산·경기에서 고공시위</b>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 25일 화물연대 박원호 부산지부장(왼쪽 사진)이 부산신항 철탑에서, 이봉주 서울경기지부장이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의왕 | 김영민 기자

부산·경기에서 고공시위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 25일 화물연대 박원호 부산지부장(왼쪽 사진)이 부산신항 철탑에서, 이봉주 서울경기지부장이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의왕 | 김영민 기자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 앞에서는 서울경기지부 조합원들이 운행하는 화물차량을 향해 계란을 투척했다. 경남 마산항 4부두에서는 차량의 부두 출입을 막으려는 화물연대 노조원들과 경찰이 일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화물연대 신동진 조직국장은 “출정식엔 일부 인원이 참여했지만 파업에는 1만2000여명의 조합원 대부분이 참가 중”이라며 “37만여 비조합원들도 속속 파업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구에선 컨테이너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부산신항의 A컨테이너터미널의 경우 트레일러 차량을 통한 컨테이너 화물 반출·입량이 평소보다 70% 줄었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줄면서 일부 터미널에선 부두 장치율(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비율)이 60~70%까지 올랐다. 장치율이 85% 수준이 되면 항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다.

울산신항의 한 터미널도 컨테이너 물동량이 평소의 60~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울산 온산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 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는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가 물류를 볼모로 집단 운송거부를 강행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대화를 지속하되 방화나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즉각 구속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전국 13개 주요 물류 거점의 화물차량 운행률이 평소의 97.3%에 달해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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