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③‘월 300’이 가른다] 중소기업의 항변 “우리도 벼랑 끝에 서 있다”

2016.02.15 22:09 입력 2016.02.15 22:18 수정

중소기업 대표들은 “우리도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은 줄고, 업황은 불가측하고, 대기업 입맛에 맞춰야 하는 생산·서비스 비용은 늘고 있다고 했다. 얇은 월급봉투를 주고 싶지 않아도 답이 없다는 뜻이다.

중소 납품업체들의 수익률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는 10.61%, 기아차는 6.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납품업체 영업이익률은 5.8%에 그쳤다. 현대·기아차 계열이 아닌 납품업체는 2.8%로 더 떨어진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박지원씨(가명)는 “월별, 분기별로 보면 간신히 운영할 정도의 수익만 난다”며 “한 사람 월급으로 세전 150만원 이상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후하박’식 수익 생태계는 전자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62%를 기록하고, 1차 협력업체는 3.35%였다.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업황의 족쇄 때문이다. 중소 식품회사 ㄱ사는 지난해 메르스 한파 속에서도 영업이익률이 8%였다. 그러나 이순복 사장(가명)은 “지난해 운 좋게 이윤이 남아 연말에 보너스를 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제품이 히트 치면 대기업이 곧바로 ‘카피 제품’을 만들고 광고를 크게 한다”며 “신제품이 이익을 내기도 전에 대기업에서 카피할 경우 망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성과가 초라할 땐 최저임금조차 겨우 맞춘다.

서비스업은 대기업 요구와 평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기도 한다. 용역회사인 ㄴ사는 직원 80명에게 주는 시간당 임금이 서비스 협력 계약을 맺은 대기업이 부여한 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서비스 수준을 4단계로 상대평가해 1등급과 4등급의 등급별 시급에 두 배 차이나 두기 때문이다.이 회사 부사장은 “일종의 갑질이지만 대기업 서비스료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해 어쩔 수 없다”며 “월급 인상은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쉽잖은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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