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③‘월 300’이 가른다] 삶을 가르는 ‘월 300만원’

2016.02.15 23:48 입력 2016.02.16 07:34 수정

“한달에 한 300만원은 벌어야 하지 않을까.”

김혜선씨(25·가명)의 세전 월급은 130만원이다. 그는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월급으로 보험료와 통신비를 내고, 학자금 대출 2000만원을 갚기 위해 돈을 모으면 생활비가 없다.

돈벌이는 하지만 부모님 생신에 인사치레도 못한다. 자동차를 사거나 집을 장만하는 것, 결혼 역시 꿈같은 일이다. 김씨가 이 꿈을 현실에서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월급은 300만원. 절반도 못 미치는 지금은 갈 길이 너무 멀다.

[부들부들 청년][2부③‘월 300’이 가른다] 삶을 가르는 ‘월 300만원’

2013년 한국노동패널자료를 보면 20~29세 남녀의 월평균 임금은 162만8000원, 30~39세도 243만원에 그친다. 100인 이하 사업체의 노동자는 평균 300만원이 안되는 월급을 받는다. 대한민국 직장인 3명 중 2명은 100인 이하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도 정규직만 월평균 408만원을 받고 비정규직은 208만원에 머물고 있다. 5인 이하 사업체의 비정규직 월급은 120만원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영숙씨도 인생의 목표는 “월급 300만원”이었다. 그는 2014년부터 안산공단에서 파견 노동자로 일했다. 잔업이 많은 달에도 월급은 200만원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이씨는 “친구가 생산 정규직이 되고 월급 300만원 받는 것을 보고 무작정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은커녕 여러 공장을 전전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주말 잔업을 다 해도 못 받는 ‘월 300만원’은 언제 닿을지 재보기도 힘든 ‘인생의 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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