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타노스 건틀렛’부터 ‘교복 인증’까지…정치 문화로 자리 잡은 투표 인증샷

2018.06.13 11:04 입력 2018.06.13 11:13 수정

한 표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투표 인증샷’이 하나의 정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뒤덮고 있는 투표 인증 사진은 ‘선거에 참여했다’는 기념의 개념을 넘어 놀이·정치 메시지 전달 수단이 된 모습이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민들이 올린 ‘투표 인증샷’이 게시돼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민들이 올린 ‘투표 인증샷’이 게시돼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손가락으로 모양을 만든 투표 인증 사진은 과거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선거법에 위반됐다. 그러나 2017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부터 엄지손가락, V 등 다양한 손가락 모양의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날 인스타그램에는 오전 10시 기준 3만여 건의 6.13 지방선거 투표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올해는 ‘손가락 하트’가 대세였다. 손가락 하트는 엄지와 검지를 겹쳐 하트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식 손 하트’로 불리며 유행하기도 했다. 엄지손가락과 V자 모양 등 금지됐던 손모양 인증도 SNS에 자유롭게 게시됐다.

한 시민이 6.13 지방선거에 참여한 뒤 ‘인피니트 건틀렛’을 흉내낸 투표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트위터 갈무리

한 시민이 6.13 지방선거에 참여한 뒤 ‘인피니트 건틀렛’을 흉내낸 투표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트위터 갈무리

한 시민이 6.13 지방선거에 참여한 뒤 ‘인피니트 건틀렛’을 흉내낸 투표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트위터 갈무리

한 시민이 6.13 지방선거에 참여한 뒤 ‘인피니트 건틀렛’을 흉내낸 투표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트위터 갈무리

기발한 인증샷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지난 4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에 등장하는 악당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렛’을 흉내낸 선거 도장 인증이 유행이었다. 인피니티 건틀렛은 색마다 능력이 다른 힘을 가진 신비의 돌 ‘인피니티 스톤’들을 한 데 모은 검투사용 장갑으로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 인피니티 건틀렛을 따라한 투표 인증 사진을 찍은 한 시민은 “나쁜 정치인들은 투표로 응징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교복을 입고 투표를 한 인증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교복을 입고 투표를 한 인증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인증 사진도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교복을 입은 투표 인증 사진이 눈에 띄었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선거 자격이 없기 때문에 인증 사진을 찍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교복을 입지 않는 성인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교복을 입고 투표에 참여한 이유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앞서 사전투표일인 지난 8일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들은 ‘교복 입고 투표하기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이에 시민들도 동참하면서 선거 당일 ‘교복 인증샷’이 SNS에 속속 올라왔다. 한 시민은 “청소년이 본인의 손으로 교육감을 직접 뽑게 되기를”이란 문구와 함께 교복 인증 사진을 올렸다.

투표 인증 문화의 시작은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로 알려져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투표 참가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커뮤니티 회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댓글을 단 ‘댓글 인증’이 시초였다. 이후 ‘인증샷’ 문화가 등장한 건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였다. 한 유명 화가가 투표소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은 20대에게 자신의 판화 작품을 선착순으로 선물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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