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조금씩 걷히는 어둠

2018.11.23 16:28 입력 2018.11.23 16:31 수정

[금주의 B컷]이제서야 조금씩 걷히는 어둠

지난 21일 여성가족부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설치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추진하고 재단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는 수요시위가 1362번째로 열렸습니다. 1992년 1월8일 시작된 첫 시위에 모인 사람들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활동가 몇몇이 전부였습니다. 이분들조차 시위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한 주도 빠짐없이 계속된 시위가 1000번을 넘기는 동안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의 외침을 철저히 무시했고, 침묵하던 박근혜 정부는 10억엔의 배상금을 받고 이제 그만 끝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할머니들이 정말 원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였음을 몰랐을까요. 현 정부가 졸속으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을 해체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제야 조금씩 어둠이 걷히는 듯합니다. 연로하신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서 하나둘 생기던 그분들의 빈 자리는 전국 각지에서 온 어린이와 학생,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지난 26년여 동안 그래왔듯이 다음주 수요일, 그 다음주 수요일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시위는 계속될 것입니다.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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