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은 매년 세상을 떠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는 ‘동물위령제’를 연다.
올해 위령제는 1일 오후 남미관 뒤편 동물위령비 앞에서 열렸다. 서울대공원 전 직원과 동물보호단체 등이 참석했다. 추모 편지는 올해 세상을 떠난 하마 ‘여우’의 담당 사육사가 낭독했다.
“오는 세상은 천국에서 누려다오, 고마운 넋들이여!”
동물위령비 뒷면에는 새겨진 오창영 전 동물부장의 시 마지막 구절이다.
위령제는 1995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개최됐다. ‘창경원 동물원’ 시절부터 현재까지 서울대공원과 함께한 동물들을 추모하는 자리로, 누구나 참석해 헌화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난 동물들은 야생 상태에서의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사는 경우도 있지만,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로 일찍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며 “폐사 이후에는 부검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올해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난 동물들이다.
■하마 ‘여우’
여우는 1988년생이다. 과거 새끼를 잃었던 아픔을 딛고 지난해 ‘여름이’를 낳았다. 관절 이상으로 오랫동안 진료를 받던 중 간기능 저하가 겹쳐 지난 7월25일 젖먹이 여름이를 두고 생을 마감했다. 하마의 수명은 40~50년으로 알려져 있다.
■ 워터벅
2001년 2월에 태어나 그해 8월 서울대공원에 왔다. 지난달 3일 노령으로 폐사했다. 국내에 남은 마지막 개체였다.
워터벅의 평균 수명은 약 18년인데, 꼭 만18세에 세상을 떠났다.
■ 긴점박이올빼미
2009년 3월 태어나 지난 9월6일 노령으로 올해 폐사했다.
■ 말레이가비알
1984년에 서울대공원에 왔다. 1984년 3월 태어나 지난 7월25일 숨졌다.
■ 갈색꼬리감기원숭이
이름은 ‘까불이’였다. 1993년 6월 태어나 올해 4월23일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