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덮기’냐 ‘본업 충실’이냐…맘스터치 ‘셀프 상폐’에 쏠린 의구심

2022.01.25 18:29 입력 2022.01.25 19:08 수정

지난해 8월17일 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점 앞 본사의 물품공급 중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해 8월17일 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점 앞 본사의 물품공급 중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버거 프랜차이즈업체 맘스터치가 주식시장 진입 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일부 가맹점주들이 본사가 불공정 계약이나 갑질을 해도 감시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 갈등의 불씨가 된 공시 의무를 회피하려고 상장폐지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맘스터치는 지난 20일 “최대한 신속하게 자발적 상장폐지를 하고자 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보통주 1608만7172주를 주당 6200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측은 “상장한 이후 가장 높은 거래가에 20% 이상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이 스스로 상장폐지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12년 코스닥 상장사이던 넥스콘테크놀러지가 최대주주의 결정으로 상장폐지됐고, 2020년에는 쌍용양회공업이 우선주를 상장폐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폐지 결정은 흔하지는 않다”면서 “주식시장은 숫자에 민감하고 단기주의적인데 그런 점이 불편하다면 폐지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은 “상장폐지가 되면 본사가 어떤 경영방침을 세우고 있는지 파악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해 본사와 가맹점주들은 회사 실적이 공개돼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맘스터치의 영업이익은 292억449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는데, 가맹점주들은 이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원재료 가격을 올리려 한다며 반발했다. 그러자 본사가 경영정보의 노출 자체를 피하려고 상장폐지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25일 “상장폐지는 최대주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결정한 사항”이라며 “상장사 특성상 주주들의 관심이 높고, 사회적인 이슈로 인해 부침이 많았는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사로 전환돼도 공시를 할 것”이라며 “버거업체들 중 국내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만큼 필요한 공시를 원천 차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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