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준비 세종보서 ‘멸종위기 1급’ 수염풍뎅이 확인

2024.07.01 15:26

세종보 상류에서 발견된 수염풍뎅이.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 제공

세종보 상류에서 발견된 수염풍뎅이.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염풍뎅이가 세종보 상류에서 발견됐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보를 재가동할 경우 수염풍뎅이를 포함한 멸종위기종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은 지난달 27일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에서 수염풍뎅이 성체 1쌍을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멸종위기 곤충인 수염풍뎅이는 화려한 등 무늬와 수염, 사슴뿔 모양의 더듬이가 특징이다. 4대강 주변에서 주로 서식했으나 하천 개발로 자취를 감췄었다.

시민행동은 “세종보 상류지점에서 수염풍뎅이가 확인된 만큼 세종보 재가동으로 담수되면 침수로 인한 수염풍뎅이 애벌레의 피해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세종보 담수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시와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수염풍뎅이가 이응다리에 나타났다며 시민들에게 보호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강변이나 하천 정비사업,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 등 도시화와 하천 개발로 수염풍뎅이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염풍뎅이는 4년간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겨울을 지내는 특성이 있어 서식지에 물이 차게 되면 모두 수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민행동은 “시민들에게는 멸종위기종 보전을 요청하면서 정작 스스로가 멸종위기종을 죽이는 자기 분열적 행정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경부의 세종보 담수 강행은 흰목물떼새에 이어 멸종위기종을 스스로 죽이는 일임이 계속 입증되고 있다”면서 “ 스스로 환경부 존재 이유를 입증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화진 장관은 지난 12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지난 4월 환경부가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서 공주 고마나루 모래사장이 수몰됐고, 이로 인해 물떼새 등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었다는 혐의다.

환경부는 2018년부터 수문을 완전히 연 상태로 유지되고 있던 세종보를 다시 가동하기 위해 가물막이 공사를 하고 있다. 당초 지난 5월 중으로 보를 재가동할 예정이었지만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4월30일부터 환경부의 세종보 담수 추진에 항의하며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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