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조만(兆萬)장자’ 시대

2020.08.27 20:40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오늘날 세계적인 갑부 소리를 들으려면 순재산이 10억달러(약 1조1853억원)는 넘어야 한다. 이런 억만장자(billionaire)가 올해 3월18일 현재 전 세계에 2095명(포브스 선정) 있다. 세계 첫 공식 억만장자는 20세기 전후 석유로 재산을 모은 존 록펠러(1839~1937)다. 1916년에 기록을 세웠다. 억만장자보다 10배 더 부자인 100억달러 부자는 80년 뒤에 탄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65)가 주인공이다. 첫 1000억달러 부자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56)다. 2017년 11월 이 기록을 세운 베이조스는 3년째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이조스의 순재산이 지난 26일 사상 첫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분 11.2%를 가지고 있는 아마존 주가가 급등한 덕이다. 아마존 주가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소비행태 덕에 연초보다 80%가량 급등했다. 이런 추세라면 베이조스는 첫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될지 모른다. 첫 조만장자 탄생은 지난 5월 한 분석회사의 발표로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는 향후 5년간 베이조스의 재산이 지난 5년간 평균 증가율(34%)만큼 늘어난다면 그가 2026년에 첫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조달러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다. 모든 지구인에게 140달러씩 줄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세계 15위(멕시코)나 16위(인도네시아) 나라와 맞먹는다.

조만장자 시대의 도래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기업 실적도 꾸준히 올라야 하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향후 60년 내 조만장자 11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 기술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혁신적 기업가라면 그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획기적인 암 치료제나 기존 연료 대체 기술 개발자 등이 후보자들이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다. 최근 아마존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물류센터 직원들에게 출근을 강요해 물의를 빚었다. 타인의 희생을 대가로 재산을 늘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부의 편중에 대한 견제 심리도 더욱 강하게 발동할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에게는 그에 걸맞은 윤리의식과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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