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기인 ‘연필화가’ 원석연씨 별세

2003.11.06 18:22

일평생 연필 하나만으로 승부를 건 미술계의 기인 ‘연필화가’ 원석연(元錫淵) 화백이 5일 오후 11시 지병인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황해도 신천 출신인 원화백은 일본 가와바다(川端)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귀국해 줄곧 연필화에만 매달려왔다. ‘개미화가’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 50여년간 수많은 개미떼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연필만으로도 굴비, 호미, 낫, 가위, 철망과 같은 사물을 정밀하게 묘사한 그림은 극사실화임에도 불구하고, 선(禪)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느낌을 준다. 원화백은 “내 그림을 평가할 만한 사람은 없다”는 고집으로 평생 국전이나 공모전에 출품하지 않은 채 37회의 개인전만을 가졌으며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도 좀처럼 응하지 않았다.

미술평론가 윤범모씨는 “오랜 관찰과 내밀한 형상화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원석연 화백의 그림은 그 작업과정을 통해 자기를 관조하는 행위와 같다”면서 “비록 사물의 형상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형상 그너머의 다른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고 설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성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발인은 7일 낮 12시30분. (02)998-9123

〈이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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