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내대표 경선 ‘연기론’

2009.05.13 18:14

소장·개혁파 중심 “당쇄신과 일괄처리 필요”

안상수·정의화·황우여 의원 등 반발이 변수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한두 달 미루자는 연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출 문제를 ‘쇄신’의 흐름에 포함시켜서 일괄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오른쪽)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김성조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철훈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오른쪽)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김성조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철훈기자>

연기론은 소장·개혁파와 일부 수도권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재·보선 패배 후 쇄신 요구가 터져나오고 계파간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출도 새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선 연기가 내심 조기 전당대회를 성사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과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6월국회 처리는 현 원내 지도부가 더 적합하다는 고려도 깔려 있다.

원희룡 당 쇄신특위 위원장도 이날 “(경선 연기를 위해) 최소한 의원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충분히 공감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감없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쇄신을 통해 당이 새출발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원내대표 선출을 한두 달 미뤄서 한꺼번에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에 이미 출사표를 낸 안상수·정의화·황우여 의원 등이 “원칙대로, 정해진 스케줄대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연기론에 반발하고 있어 실제 경선이 연기될지는 미지수다.

안상수 의원은 13일 후보 중에선 처음으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후보인 김성조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의화·황우여 의원도 각각의 정책위의장 후보와 함께 14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출마선언을 통해 연기론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안 의원은 경선출마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에 따르면 임기 만료 1주일 전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하게 돼 있다”며 “(연기론은) 당헌·당규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당내 혼란을 탈피하기 위해서도 새 지도부가 빨리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연기론’의 성사 여부는 이들 원내대표 후보를 설득해 양보를 얻어낼 만큼 압도적 당내 여론을 형성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친이, 친박의 반대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인데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반대할 때 ‘원칙’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연기론에 동의할지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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