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아수라장… 탈당설에 친이계 신당설까지

2011.12.07 21:58 입력 2011.12.07 22:41 수정

한나라당이 7일 ‘지도부 붕괴’ 쓰나미에 허우적거렸다.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전격 사퇴한 후폭풍은 당을 강타했다. 홍준표 대표는 동반사퇴를 거부했고 쇄신파는 강하게 반발했다.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 등판 문제와 맞물려 양론으로 갈렸다. 날선 공방 끝에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재신임’으로 결론났지만, 당은 극심한 혼란과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권력투쟁의 그림자도 얹어지는 상황이 됐다.

의총은 아수라장이었다. 시작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충돌이 벌어졌다. 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3명이 동시 사퇴했다. 당내 최대 위기현안이 발생했는데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뭐 있겠나”라고 공개를 요청했으나, 홍 대표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기자회견 안 했나”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가 모욕감을 느꼈다. 지금 개혁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개혁정책을 내놓은 일이 있느냐. 입으로만 개혁한다”고 공격한 뒤 “(나를 제외한) 168명 의원이 한말씀씩 다 해달라. 그 결론에 따르겠다”고 재신임 카드를 던지고 의총장을 나갔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의 당직 사퇴로 빈 앞줄을 홀로 지키며 회의 자료를 살피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의 당직 사퇴로 빈 앞줄을 홀로 지키며 회의 자료를 살피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시간을 끌수록 더 비참해진다”고 홍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남 최고위원은 “같이 동반사퇴하고 그 공간이 비어야 다른 에너지가 들어와 채우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홍 대표 측 박준선 의원은 “만약 전대, 비대위 체제를 한다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과거 열린우리당이 그랬다. 망해가는 것”이라고 쇄신파를 비난했다.

의총에는 118명의 의원이 참석했고 겨우 21명이 발언했다. 회의 막판에 홍 대표 측 일부 의원들이 ‘재신임 표결’을 요구하고 쇄신파가 반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최고위원은 “당장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9명 중 4명이 참석할 텐데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든다”고 자조했다. 한나라당은 8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를 9일로 급히 연기했다.

친이계 신당설도 당을 흔들고 있다. 친이계 측이 박 전 대표 중심으로 재편된 당을 흔들려고 하고, 친이계 10여명이 전날 성명서를 내고 ‘재창당’을 요구한 게 그 전조라는 것이다. ‘김문수-정몽준-이재오 연대’가 탈당해 ‘반박근혜’ 신당을 창당하고, 김무성 의원과 김덕룡 전 의원이 합류할 것이란 설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면서도 “정치는 원칙이 아니다. 30%가 원칙이고 70%가 타협이다. 원칙만 지키다 보면 확장을 못한다”는 취지로 박 전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아수라장… 탈당설에 친이계 신당설까지

한나라당호가 안갯속으로 들어가면서 향후 방향을 놓고 온갖 시나리오가 쏟아졌다. 의총에선 박 전 대표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비대위원장으로 법륜 스님이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홍 대표가 시한부 재신임을 받은 상황에서 당 쇄신 논의의 종착역은 ‘재창당’으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도 의총에서 당 리모델링 방안을 제안했다. 민심의 분노가 차오르는 속에서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지도부가 집권여당을 이끄는 파행적 상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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