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홍준표 대표(57) 체제 유지 문제로 내분 사태에 휘말린 여당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내심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답답함과 초초함이 엿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당의 고민과 충정을 이해한다. 지켜보자”고 밝혔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조용히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참모들은 현 사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에도 입을 닫았다. 당내 논의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개입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현실적으로 청와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란 표현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당내 논의가 홍 대표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내심 안도하는 눈치다. 예산안 처리 등 연말 국정 마무리와 당·정·청 협의를 통한 정책쇄신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개인의 영달 같은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결국 모두가 이기는 길로 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결과”라고 말했다.

한 핵심 참모는 “최고위원들이 사퇴한다고 대표까지 아무런 대비도 없이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홍 대표의 쇄신안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정무라인 참모진을 대거 파견하는 등 사태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는 전날 밤부터 최고위원들의 사퇴 여부 파악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홍 대표 책임론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홍 대표가 물러나고 박근혜 전 대표(59)가 전면에 나설 경우 당·청관계를 어떻게 운용할지 등에 대한 논의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