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왜 매번 지는가

진보정당 존재감 ‘0’… ‘야권 재편’ 기대 물거품

2015.04.30 22:01 입력 2015.04.30 22:03 수정

새정치와 연대 일찌감치 좌절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정당의 자리는 없었다. 국회의원 선거구 4곳 중 2곳에 후보를 낸 정의당이나, 서울 관악을에 정동영 전 의원을 야심차게 영입해 출전한 국민모임 모두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결과적으로 ‘야권 분열’ 논란 속에 존재감은 ‘0(제로)’에 가까웠다.

정의당은 재·보선에서 인천 서·강화을과 광주 서을에 박종현 후보(40)와 강은미 후보(45)가 나섰지만 모두 패배했다. 이번 선거를 야권 재편 시발점으로 삼으려던 기대는 좌절됐다. 이들의 고전은 초반부터 예상됐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 후보들도 나서면서 일찌감치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야권연대 가능성이 없어진 터였다.

두 후보 모두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이 오래된 ‘토박이’였고, 정책들도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선거 중반 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으로 거대 양당 대결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관심 밖에서 멀어지는 ‘불운’도 작용했다.

특히 관악을에서 특정 후보와의 연대인지 아닌지도 애매하게 철수한 정의당의 이번 재·보선 위상은 뼈아팠다. 정의당 이동영 후보와 노동당 나경채 후보는 ‘애매한 중도 사퇴’를 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로 사실상 단일화를 하기 위한 사퇴로 보였지만 내부 비판을 의식한 듯 “정 후보 지지를 위한 사퇴는 아니다”라고 했다. 명분도 실리도 챙기지 못하고 내부 이견만 돌출시킨 것이다.

올해 초 ‘진정한 진보적 야당’을 주창하며 등장한 국민모임의 첫 실험도 실패했다. 당초 후보를 낼 계획이 없던 재·보선에 불출마 선언을 한 정동영 후보까지 불러냈지만 결국 지고 말았다.

재·보선 실패로 인해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당 등이 추진하던 야권 재편도 일단 추동력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는 그동안 ‘진보세력 4자 협의체’를 꾸려 내년 총선에서 연대를 준비 중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견제하고 새로운 야권 통합을 이루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이들의 목소리가 유권자들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래는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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