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유세 직전 불참 ‘뒷말’…단일화 폭로전 ‘당 경고’ 영향 분석
일각 ‘이·윤 갈등’ 재연 우려…‘참석 예정’ 홍준표·유승민도 불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24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첫 ‘원팀 유세’ 직전 불참해 뒷말을 낳고 있다. 이 대표 측은 동선 문제로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전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날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과의 단일화 폭로전으로 당의 ‘경고’를 받은 것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엇박자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간 단일화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경기 수원시 유세를 20분 전 취소하고 경기 안성시 유세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수원에 못 간다고 오전 10시쯤 말했는데 공지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나갔다”며 “동선상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불참을 ‘단일화 폭로전’ 여파와 연관짓는 해석도 있다. 권영세 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부 전체회의에서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 정권교체란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이다. 명심하라”고 공개 경고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당초 경기도당은 수원 유세에 이 대표와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홍 의원, 유 전 의원이 불참해 경선 이후 완전체 ‘원팀 유세’는 이뤄지지 못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공격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를 두고 평가가 갈린다. 직접 소통이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비아냥과 조롱조의 화법이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SNS에 쓴 “아시아나 거점 공항은 무안 국제공항으로 포스코지주회사는 포항에”라는 글에 “거점 공항이 뭔지 알고 하시는 얘기냐”고 직접 댓글을 썼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대표가 되어서도 (전투력 좋은) ‘이준석 스타일’을 잘 지키고 있다”며 이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23일 “윤 후보가 단일화가 겁나서 도망쳤다”고 하자 이 대표는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고 조롱성 글을 썼다. ‘ㄹㅇㅋㅋ’는 진짜라는 뜻의 은어 ‘리얼’(real)의 초성 ‘ㄹㅇ’과 ‘ㅋㅋ’의 합성어로 남의 주장을 비꼬는 뜻으로 사용된다. 윤상현 의원은 SNS에 “지금 필요한 것은 대표님의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