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차 에어컨 “달아, 말아”

2009.12.03 18:13 입력 2009.12.04 10:01 수정
박성진기자

대당 6000만원 예산 이미 삭감

수입 희망 국가들 요구에 고민

‘6000만원짜리 에어컨을 달아냐 하나, 말아야 하나.’ 군이 수천만원짜리 에어컨을 전차에 장착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산 전차 에어컨 “달아, 말아”

문제는 합동참모본부의 K1A1 전차의 성능개선 작업에서 비롯됐다. 합참은 2007~2011년 목표로 K1A1 전차와 차기 전차 등의 합동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K1A1 전차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웠다. 검토 끝에 기존 장비에 피아 식별장치와 전차 조종수를 위한 열상 잠망경, 전후방 감시카메라 등을 장착키로 결정했다.

문제는 에어컨이었다. 합참은 “에어컨이 전차 훈련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전차병들이 그 정도 더위는 참을 수 있다”며 관련 예산을 100% 삭감했다. 전차부대 장병들이 “아주 더운 때에는 열사병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병사들의 근무 복지 차원에서 에어컨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나 국방예산 절감 분위기에 묻혔다.

에어컨 문제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2009 서울에어쇼’를 겸한 방위사업전시회에서 또다시 불거졌다.

행사를 둘러보던 몇몇 국가 사절단들이 K1A1 전차와 신형 K2 흑표 전차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수출 상담을 하면서부터 군과 방위사업청 등 관련 기관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남미의 콜럼비아 등 더운 나라 대표들이 에어컨을 장착하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전차의 에어컨은 양압식 방호장비로 적군의 화생방 공격에도 대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장비가 없을 경우 적군이 화생방 공격을 해오면 전차병들이 폭염 속에서 방독면을 쓰고 전투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