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미세한 차이 G20 통해 배웠다”

2010.11.12 22:25

당국자들의 정상회의 소감

“중재와 조율 능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정부 당국자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치른 뒤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양자회의와는 다른 다자회의 의장국의 역할에 대한 소회였다. 김용범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12일 정상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의장국으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역할을 하면서 중재에 대한 자신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핵심이슈에 대해 담당 사무관보다 더 잘 알고 있더라”며 “가이트너 장관이 시뮬레이션에 따라 미세한 수치가 바뀌는 것까지 다 꿰뚫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소개했다. 이번 회의를 준비한 셰르파(교섭대표)였던 이창용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우리가 의장국이 되기 전에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며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미세한 차이를 G20을 통해 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선진국 관계자들과 협상을 자주 하다보니 우리 공무원들도 국제화되고 격이 많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이해당사국 간 반발로 협상이 난항에 빠졌을 때 주요국 셰르파들이 치고 빠지는 협상 노하우를 귀띔해준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사람들은 우리는 알지 못했던 정상회의장 조명장치의 미세한 차이까지 알아보고 세세하게 고쳐주더라”며 “선진국과의 차이는 문 하나를 열 때 틈이 얼마냐 하는 미세한 차이인데 이걸 조정하는 기회를 G20이 준 셈”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목표치가 무산되고 가이드라인 도출도 연기돼 결과적으로 실패한 회의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제, 어떤 기준으로 불균형을 측정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기준까지 마련됐다”며 “이 프로세스가 성공한다면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성공적인 기반을 쌓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남 의제총괄국장도 “경주 재무장관 회의 합의와 표현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정책수단을 써서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하자는 다자간 공조체계 협조의 틀을 만들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G20 비즈니스 서밋을 담당했던 권해룡 무역국제협력국장은 “예전에 회의를 준비할 때는 추진력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회의 상대가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어 추진력뿐 아니라 사람들의 의견을 얼마나 적절히 반영하고 성실하게 조율해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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