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 손 잡았던 미·중, 막 내리자마자 ‘네 탓’ 설전

2010.11.13 00:22

오바마 “위안화 걸림돌” 직공

후진타오 “기축통화 책임” 질타

“미소 속에는 역시 비수가 감춰져 있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역시 시선은 G2 국가 정상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에 모아졌다. 두 정상은 12일 정상회의 포토세션이 끝난 뒤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폐막 기자회견과 연설을 통해 한치도 양보없는 장외공방을 벌여 환율문제를 둘러싼 앙금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b>‘비수’ 감춘 악수</b>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코엑스 G20 정상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손을 잡고 퇴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수’ 감춘 악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코엑스 G20 정상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손을 잡고 퇴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위안화의 저평가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중국 당국을 직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자국 환율에 경제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궁극적으로 시장지향적 환율체제로 이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도 자국내 소비자들의 성장을 도모해 (내수를 키우는) 균형성장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직설적인 어조로 중국을 공격한 것은 미국이 제안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이 중국에 의해 좌절된 데 따른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후진타오 주석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 주석은 이날 폐막 연설에서 강력하고 균형잡힌 세계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미국이 책임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 주석은 “주요 기축통화국들은 책임있는 정책을 실행해야 하며 환율도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어 “주요 기축통화국은 책임있는 정책을 취함으로써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이 금융 리스크에 대처하는 능력을 제고시키고 외환 유동성 리스크의 근본적인 모순을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 주석이 연설에서 지적한 ‘주요 기축통화국’은 미국을 가리킨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 당국자들이 수차례 비판해 온 미국발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을 후 주석이 직접 나서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또 “각국은 강력하고 안정적이며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 기본틀을 개선하고 협력적 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개방을 옹호해야 한다”면서 “개발격차를 줄이고 균형잡힌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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