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국가들 대체로 만족… 日, 외교력 부재 재확인

2010.11.13 00:18

G2 이외 주요 참가국 득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등 G2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참가국의 득실은 어떻게 될까.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대체로 만족한 표정인 반면 일본은 두 달 전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후유증과 주변국과의 영토갈등 등이 겹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U 국가들은 회의 결과에 대체로 만족을 표시했다. 특히 독일은 이번 회의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상수지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제한하자는 미국의 제안이 채택되지 않은 것이 흑자국 독일로서는 무엇보다 큰 성과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세계의 불균형 문제에 관해 논의할 수는 있지만 한 나라의 경쟁력을 특정수치로 제한하는 것은 논의대상이 아니고 부작용만 크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그간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 배격’이 회의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세계 무역불균형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 G20이 공동으로 인식한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이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환율정책의 영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로서도 크게 잃은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주장해온 세계경제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마련,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이 합의문에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G20 정상들이 반부패 행동계획을 승인하고 실무그룹이 각국의 진전사항을 정례회의에서 보고하기로 한 것은 만성적인 관료 부패로 골머리를 앓는 러시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각국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폐해 나가기로 한 것은 주요 자원 수출국인 러시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 고질적인 외교력 부재를 재확인한 회의로 평가된다. 일본은 당초 미국, 유럽 등과 힘을 합쳐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압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 9월15일의 외환시장 개입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으면서 회의 내내 왜소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러시아와의 영토분쟁까지 겹치면서 발언력도 약화됐다. 중국의 부상으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회의라는 평가도 나온다.

‘환율전쟁’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서울 정상회의 합의가 환율전쟁을 끝낼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많은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 외국 언론들은 12일 발표된 서울 정상회의 선언 내용에 대해 환율문제 등과 관련해 낮은 수준의 공통분모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판에서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보다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려는 미국의 입장과 이에 반발하는 중국과 독일 등의 입장 사이의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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